평화 빠진 미국의 ‘가치동맹’, 가치가 있기는 하나?

by 통일둥이 posted Jun 22, 2021 Views 172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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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빠진 미국의 가치동맹’, 가치가 있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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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빠진 미국의 가치동맹’, 가치가 있기는 하나?

[기고] 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기자명 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입력 2021.06.22 16:16 댓글 0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핵심전략은 국내 영역에선 빈부격차 완화이고 국제 영역에선 중·미 전략경쟁 격화다. 중국을 겨냥한 1:1 맞장 뜨기보다 주로 동맹국을 동원해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쿼드, 아시아판 나토, 한미일 안보동맹 등을 외치면서 남중국해 연합전쟁연습 등에 일본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어서 G-7회의에 한국, 호주, 인도, 남아공까지 초대하여(물론 비동맹의 선두주자인 인도는 불참했지만)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란 이념 대결로 몰아가고, 더 나아가 이른 바 민주주의 동맹 D-10’으로 신냉전(1) 대결 구도를 굳건히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예상한 대로 이번 G-7회의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고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적 유산인 대만과 홍콩, 더 나아가 신장과 남중국해 등에 민주주의, 인권 등을 들먹이면서 맹렬한 포문을 열었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저개발국 인프라구축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40조 달러를 들여 출범시키기로 하였다. 또한 코로나백신 독식으로 세계적 비난을 받아왔던 당사자들이 이제는 중국의 백신외교에 대응하자는 듯 10억 회분을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기로 했다.

 

본래 동맹이란 군사동맹으로 잠재적 전쟁공동체를 의미한다. 적을 상정하기에 전형적인 반()평화적 발상이다. 이런 부정적 함의 때문인지 미국은 민주·인권·법치 기준의 가치동맹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국내외에서 민주적 규범, 인권과 법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면서 한국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G-7 공동성명에서도 공유하는 가치로 민주주의, 자유, 평등, 법치, 인권존중(“our shared values of democracy, freedom, equality, the rule of law and respect for human rights”)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가치동맹에서 내세울 가치는 응당 그 시대의 인류 보편적 규범가운데 핵심을 포함해야하고 또 그 주창자가 이들 가치분야에서 모범으로 공인되어야만 보편적 지지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과연 미국의 가치동맹이 이를 충족하는가?

 

무엇보다 인류사적으로 가장 귀중한 보편적 가치는 평화다. 동서고금·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가장 값진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또 이 생명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앗아가는 게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으로부터 해방된 평화를 통해 생명권을 확보하는 평화생명권이야말로 인권의 핵이고, 인류사적으로 가장 보편적이고, 당대에서도 가장 절실한 가치다.

 

그렇지만 미국은 바로 이 핵심가치마저 공유해야 할 가치에서 제외시켰다. 이유야 뻔하다. 미국이야말로 카터 전 대통령 말처럼 인류 역사상 가장 호전적이고, ()핵보유국이고, 군사력과 군사비의 초()특등 국가일 뿐 아니라, 현재 중국과의 전략경쟁에서 자신 있는 분야인 군사부문에서 상대를 계속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G-7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평화란 단어는 일부 분쟁지역 거론에서 언급되었을 뿐 전문이나 범세계적 지향이나 가치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어디 이뿐인가? 미국은 자기가 내세우는 가치기준인 민주와 인권 및 법치에서조차 모범이기는커녕 오히려 역행하는 대표적 주자다.

 

인민이 주인이 되고 통제력을 행사하는 정도를 가리키는 참 민주주의 또는 실질적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power) 원천인 부()의 극단적 편중에서 결정적인 구조적 제약을 받는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 스티글리츠 교수는 상위 1%가 미국 부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최고 부자 셋이 하위소득자 절반의 부보다 많이 소유한다고 한다.

 

이런 힘(power)의 극단적 불균형 상태에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형식이 일부 갖춰진다 하더라도, 참된 민주화 토양이 근본적으로 제약받기 마련이다.(2) 국외로 보면, 미국이야말로 국제적 사안에 대해 가장 반()민주적 독단을 무력중심으로 휘두른 초 특등 국가다.

 

사람이 사람답게 존엄성을 누릴 권리인 인권에서도 미국은 전쟁국가로 평화생명권 침해 일등국에서부터 세계 최악의 코로나 사망자를 낸 건강생명권 결핍국가(3). 여기다 국제인권규약 A인 생존생명권, 곧 사회경제문화권은 비준도 않고 오직 인권규약 B인 시민정치권만 비준하여 종교의 자유를 최상위로 모시는 희한한 국가다. 이에다 노숙인 58, 총기사망 연 4, 인종차별, 혐오범죄의 극성, 하루 17억 건의 스파이활동, 백인혈통 우월주의 등등 반()인권의 백화점이다.(4)

 

또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외치는 법치에서도, 정작 자신은 이를 최고조로 훼손해 왔다. 한반도 비핵화를 그토록 강조하고 또 슈퍼 핵보유국이면서도, 1966년에 체결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을 아직도 비준 않고 있다. 또 국제질서를 규정하는 절대적 기본 규범인 유엔헌장을 가장 많이 위배하고 있다. 11·2항의 세계 평화·안전, 평등과 자결의 목적이나 이를 추구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인 21·3·4·7항의 주권평등, 평화적 수단, 무력삼가, 내정 불간섭 등을 특등으로 침해해온 당사자다.

 

보편적 가치는 인류사회를 위해 당연히 구현돼야 할 덕목이다. 그렇지만 이를 주창하려면 내용이 보편성을 띄어야 하고, 주도자가 이들의 표준에 가까워야 하고, 결과적으로 인류사회에 가치상승을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가치동맹은 패권 재()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다. 이러니 도대체 가치가 있기는 한가라는 의문이 쇄도할 수밖에 없고 그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러한 성격의 가치동맹 서막인 이번 G-7회의에 우리 한국이 초청되었다. 또 다음 수순인 D-10, G-10 또는 하이테크까지 결합시킨 T-12에 회원국으로 참여를 요청받을 것이다. 이를 두고 나라의 품격이 올라가 중견국으로 또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면서 우쭐거리는 모습이다.

 

그럴 만도 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우리는 G-7 나라 다 합쳐봐야 세계 약 200개 국가나 유엔회원국 95개 국가의 3.5%내지 7%정도밖에 되지 않고, GDP4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더구나 국제질서를 규율하는 규범체인 유엔을 무시하고, 이번에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확인되듯이, 자기들 이해관계와 직결된 지구촌 전체나 일부지역의 세부적인 문제까지 참견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할 대() 중국 신냉전까지 획책하고 있다.

 

그야말로 인류사의 핵심가치인 평화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G7 자체가 서구패권주의 표출이고 제국주의 본당과 잔당의 패거리집단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성격의 가치동맹체인 G-7이나 D-10, 또는 T-12에 우리가 계속 함께 한다면 이는 서구제국주의 본당과 잔당의 하수인으로 지탄받기를 자초하는 짓이다. 또 경제적으로도 쇠퇴하는 본당과 잔당들의 바가지 씌우기 대상이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이미 G-7 두 번 초대받았으니 나라 품격은 세운 것으로 치자. 이제 다시 한 번 서세동점을 극도로 경계하고 대비하면서 남과 북이 굳게 손잡고 우리의 주체적 위상을 추진 및 정립해야할 시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민족과 나라의 국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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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미 전략경쟁을 신냉전으로 개념화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성립된다고 보기 어렵다.

 

1] 냉전은 과거 미·소 사이 이념적 적대로 세계가 양진영으로 나눠져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단절과 대결을 지향하는 상태의 지속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미 전략경쟁은 이러한 진영나누기와 전면적 적대체계 형성이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신냉전 개념은 성립되기 어렵다.

 

이념적대가 미·소처럼 격렬치 않다. 중국특색사회주의는 사회주의 기본, 시장중심, 경쟁자본주의 등의 요소가 결합된 혼합경제체제(국가독점자본주의로 보기도 함)로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라는 이념 적대적 대결이 성립 불가하다.

 

중국특색사회주의는 중국의 역사와 조건 속에 생성·발전한 중국 고유의 발전방식으로 결코 인류보편적인 이념이 아님을 중국이 부단히 강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광풍이후 등장한 세계화라는 국경을 초월한 자본축적으로 인해 세계전체가 유기적 연계성을 갖는 세계적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에 묶여 있어 냉전시대의 진영나누기가 구조적으로 아예 불가능하다.

 

중국 세계경제점유율 2019년 기준 16.2%, 세계 경제성장기여율 30% 이상, 2028년 명목상 GDP 미국 능가, 세계최대 실질경제 대국, 무역, 시장, 제조업 등의 구도에서 냉전식 중국 고립화나 탈동조화는 불가하다.

 

2) 형식적 민주주의 차원에서도 미국은 전형적인 반민주 사회임을 지적한 글로, 강정구, “미국의 제도적 반민주성” [한겨레] 2021-01-12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78215.html#csidx0102c7b106288709f51308cff911fb1

 

3) 코로나로 인해 건강생명권이 침탈당한 최악의 국가인 미국에 대해서는 강정구, “신자유주의와 작은 국가의 종말을 넘어” [한겨레] 2021-05-12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94885.html?_fr=mt5#csidxe464cc47e0ba44fa9682904813c7f9d

 

4) 미국이야말로 전형적인 반인권의 백화점임을 지적한 글로는 강정구, “[시론] 미국, 인권 시비할 자격이나 있나요?” [한겨레] 2021-04-12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90525.html?_fr=mt5#csidx43955509075afc4858cc7b7ab7ff7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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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unikoreaun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