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동창회 132] 죽은 자를 살린다는 “그런 예수”를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죽여라!

by 최성철 posted Jul 03, 2021 Views 175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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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캐나다 맥길(McGill) 대학교 종교학부에서 진보적신학을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생애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특별히 미국의 <예수 세미나(Jesus Seminar) 학회>에서 역사적 예수 학자들의 연구활동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심층적인 안목의 지평을 확대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렇게 저명한 신학자들로부터 성서비평학 비교종교학 기독교 교회사 등의 학문적인 연구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움으로써, 모태에서부터 40세의 성년이 될 때까지 집요하게 고수했던 삼층 세계관가치관 성서문자근본주의 믿음은 철저히 무너졌다. 무엇보다도 맥길 대학교의 박사과정에서 신학으로 방향을 전환했던 나의 우주진화 세계관적 지질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학에 든든한 기초가 되었다.  

 

종교학부에서 성서원어헬라어(고대 그리스어)가 필수 과목이었던 것은 성서에게 솔직할 수 있게 된  행운이었으며, 1세기에 최초로 기록된 헬라어 신약성서를 현대영어로 번역하여 성서를 새롭게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나는 영어로 번역성서들의 오류와 이 영어 성서를 한글로 번역한 성서의 오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인들이 읽는 성서필사본들의 모음집이다. 다시 말해 현존하지 않는 고대 성서 원본에서 수많은 사본들이 수정첨삭 필사과정을 통해서 양산되었고, 신원미상의 성서 저자들(필사가들)이 주관적인 견해로 그 중에 극히 소수를 수집하고 편집모음집이다. 신약성서의 주체인 예수아람어를 사용했으나 신약성서는 헬라어로 기록되었으며, 이것이 라틴어영어로 번역되어 다시 한글로 번역되었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성서솔직해야 하며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 성서문자 그대로 믿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위이며 이것 때문에 인종차별 종교차별 성차별 빈부차별이 생겼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예수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듣는 것이 아니라, 예수2천 년 동안 타국어들로 번역되고 또 번역되는 과정을 거쳐서 외국인들이 전해준 말을 간접적으로 듣는 것이다. 결국 예수행위는 전승되어지는 과정에서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필자는 대학에서 역사적 예수가 원초적으로 무엇을 말했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적인 연구에 동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나는 신학교 시절부터 은퇴한 이후 오늘까지 끊임없이 계속된 학문적 연구의 여정에서 신학 신앙에 관한 과거 패러다임을 떠나 보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끊임없이 확대해 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인은 죽음 후에 다시 살아나 천국에 올라가 영원히 살기 위해 예수 믿고, 교회 다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지난 1700년 동안 내세 지향적인 교회가 주장해왔던 생명과 죽음과 구원과 천국과 하느님에 대한 낡은 교리적 믿음은 더 이상 현대인들을 설득할 수 없으며,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자초했다. 특히 예수신성은 여전히 성서근본주의 교회의 마지막 보루가 될지 몰라도, 주류 신학계에서는 오래 전에 폐기처분되었다. 예수는 죽은 자를 살리는 초자연적인 기적을 행한 적이 없다. 죽은 자를 살리는 그런 예수없다. 현대인들에게 성서는 문자 그대로 단순하게 읽고 믿는 초등학교 수준의 교리책이 아니다. 성서2천 년 전 고대 문화와 세계관과 가치관에서 기록되었기 때문에 21세기 현대인들은 적어도 고대 역사와 문화와 언어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비평학적재해석이 없는 성서 이해는 오류와 왜곡 투성이다. 원초적으로 성서기적 이야기들은 심층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은유적으로 기록되었다. 초자연적인 기적1세기에 일어났다면 21세기에도 자주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기적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다. 생명 죽음은 종교적인 하느님개입해서 좌지우지하는 문제가 될 수 없으며 오직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진행되며, 생명일회적이다. 우리는 죽음 후의 천국과 영생 따위의 거짓말과 초자연적인 기적을 팔아먹는 교회들을 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신약성서의 복음서에는 예수가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린 이야기가 셋이나 있는데, 현대인들이 이것들을 문자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성서기적 이야기들은 표면적으로는 초자연적인 사건이며 죽음을 부정하는 기적처럼 보이지만, 그 이야기 각각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살펴보면 복음서 저자들은 그 이야기들을 문자적으로 읽으라고 기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들은 성서솔직해야 한다. 기독교는 예수의 기적에서 탄생한 종교가 아니다. 원초적으로 기독교의 핵심과 기초는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이다.

 

전문 신학자들이 비평학적으로 고대 성서를 연구하는 목적은 고대 문서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우주적이고 통합적 메시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서 저자들은 누구였으며, 그들은 언제, 어디에서, ,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성서를 기록했는지에 대해서 이해하지 않고, 성서를 무작정 문자 그대로 믿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복음서를 문자적으로 초자연적인 사건이 일어난 역사로 믿는 것은 복음서 저자들의 본래 의도에 크게 위배된다. 예수문자적 의미 그대로 죽은 자를 살리지 않았다. 예수를 처음 따르던 사람들은 예수의 가르침과 그의 삶의 모습에서 인간 생명의 심층적인 의미를 깨달았다. 그들은 예수정신에서 영원함의미를 인식했는데 그것은 죽음 후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세속적인 세상에서 순간순간 하루하루의 일상생활의 연속이다. 영원함은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 때문에 높이 쌓아 올린 경계 넘어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또한 죽음 생명은 하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복음서 저자들은 이러한 깨달음1세기 유대 사회의 언어와 개념으로 의미 있게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신약성서의 기적 이야기들은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하는 고대 신화적 문학형식이다. 기적 이야기들을 통해서 표현하는 하느님 나라는 죽음 후의 다른 세계가 아니라, 현세적인 삶의 방식과 비전이다. 기적들은 인간온전함(wholeness)에 대한 은유적비전으로서, 우리 인간성의 한계를 극복하여 차별주의와 우월주의를 떠나보낸 우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다. 예수는 생명과 사랑과 존재의 능력을 지닌 참된 인간으로서, 그를 만난 사람들이 얽매이지 않는 자율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인도했다. 예수가 환자와 장애인들 치유했거나 또는 죽은 자를 살렸다는 이야기들의 핵심은 그가 자연의 법칙을 깨트린 초자연적인 신이라는 뜻이 아니다. 기적예수신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복음서 저자들의 원초적인 의도는 기적이 아니었다. 기적1세기 유대인들이 참 사람 예수에게서 듣고 보았다고 확신하는 깨달음을 전달하기 위해 인간 제한적인 언어를 최고로 확대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다.   

 

성서가 기록될 당시 1세기의 이런 초자연적 언어 21세기에 예수 의미에 대해 현대 기독교인의 눈을 멀게 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왜곡된 예수를 전달한다. 과학을 무시하고 반대하는 초자연적인 언어는 현대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가정과 사회를 분단과 혼돈 속에 빠트린다. 따라서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는 더욱 심각해지며 이기적인 욕심이 심층적인 삶 의미를 찾지 못한다. 성서근본주의 신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전통적이고 낡은 하느님 언어는 비합리적이고 무의미하기 때문에 현대인들로부터 설득력과 신뢰를 잃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종교에서 해방시키고, 그를 이분법적이고 부족적인 신조, 교리 및 교의에서 철저히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예수는 초자연적인 믿음의 객체적인 대상이 아니다. 예수는 성상의 자리에 앉은 하느님이 아니다.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와 기적을 일으키는 초자연적인 신이 아니다. 예수는 생선 비린내가 물씬 거리는 바닷가에서, 썩은 악취가 풍기는 허름한 장터에서, 야생풀들로 가득한 들판에서 가난하고 힘이 없어 버림받은 민중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며 살았던 평범한 인간이었다. 예수는 머리 둘 곳이 없는 노숙자였다. 그러나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예수 새로운 의식 인간성에서 새로운 생명, 새로운 인간, 새로운 세계의 비전을 인식했다. 그들은 예수처럼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살아내는 참된 인간으로 사람 답게 사는 것이 하느님 살아내는 것임을 깨달었다.  

 

필자는 20년의 전문목회에서 새로운 목회지에 부임할 때마다 교인들에게 첫 인사말을 이렇게 했다: “내가 추구하는 예수기적을 일으키는 이 아니다. 나는 예수가 물 위로 걸어가고, 물을 포도주로 만들고, 병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예수는 참 사람이며 철저한 인간성을 살아내었다. 나는 참 사람 예수정신으로부터 생명과 인간의 의미 그리고 하느님의 의미를 세속적인 세상에서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것이 기독교인의 의무이고 책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은 내가 여러분들에게 전달하려는 예수 복음이다.” 나는 교인들의 삶이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되고 성숙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행복과 보람을 누릴 수 있었다.

 

기독교인들은 죽은 자를 살린다는 그런 예수를 길에서 만나면 망설이지 말고 죽여야 한다! 그런 예수

없다. 그런 예수는 상업적이고 정치적으로 변질된 가짜 예수이다. 그런 예수를 쫓는 것은 자신과 가정과 사회를 파멸의 길로 빠트린다. 그런 예수는 적어도 1700년 동안 천국행 티켓을 팔아먹는 파렴치한 짓을 일삼았으며 특히 인류사에서 인종차별과 종교차별과 성차별과 빈부차별의 주범이 되었다. 인류의 밝은 미래를 위해 참 사람 예수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예수 교회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당장 폐업해야 한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오강남. 예수는 없다. 현암사, 2001

_________.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_________. 또 다른 예수. 예담, 2009

_________.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현암사, 2019

길희성. 아직도 교회에 나가십니까. 대한기독교서회, 2015

_________. 종교에서 영성으로. 북스코프, 2018

_________. 신앙과 이성 사이에서. 세창출판사, 2015

로버트 펑크. 예수에게 솔직히. 한국기독교연구소,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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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존 도미닉 크로산. 예수: 사회적 혁명가의 전기.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_________. 역사적 예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0

_________. 예수는 누구인가. 한국기독교연구소, 1998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존 쉘비 스퐁. 성경을 해바시켜라.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_________. 예수를 해방시켜라. 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_________.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_________. 새 시대를 위한 새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바트 어만. 성경 왜곡의 역사: 누가, 왜 성경을 왜곡했는가. 청림출판,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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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루벤슈타인. 예수는 어떻게 하나님이 되셨는가. 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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