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동창회 134] “십자가”는 부적(符籍도 아니고, 천국행 프리패스도 아니다! 다만 경계 넘어 우주적인 삶의 상징이다!

by 최성철 posted Jul 17, 2021 Views 155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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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죽음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그것을 기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예수 이야기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분별해야 한다. 십자가 처형에 대한 최초의 이야기 곧 마가복음서기억된 역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 최초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내용이 된 그 이야기는 본래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면, 마가의 목적과 의도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마가는 무엇을 깨닫고, 어떻게 자신의 삶이 변화되는 체험 했길래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서는 마가보다 먼저 최초로 신약성서를 기록한 바울고린도전서에서 밝혔다. 바울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 이야기를 대단히 간단히 말하기를 예수는 성경대로죽었다고 했다.

 

마가십자가 처형 이야기를 신중하게 읽으면, 그것은 히브리 성서(구약 성서)에 있는 두 개의 중요한 본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약 성서의 그 본문들은 마가가 기록한 십자가 이야기의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중요한 본문들이란 시편 22 이사야 53이다. 따라서 현대 기독교인들은 이 두 본문들이 예수의 십자가 이야기를 완성시키게 된 것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요한복음서도 시편 22편과 34편 그리고 스가랴서 12장을 인용하여 십자가 처형 이야기를 창작하면서 성경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말을 첨부했다. 다시 말해 십자가 처형 이야기는 분명히 복음서 저자들 앞에 놓여 있던 히브리 성서에 일치하도록 만들어졌다. 

 

오늘날 주류 신학계의 성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예수십자가 이야기는 실제로 히브리 성서를 그대로 복사하여 만든 것이 명백하다. 복음서 저자들이 기록한 예수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수난 이야기십자가 처형을 목격한 사람들의 산 증언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십자가 사건은 성서의 문자적인 기록대로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원초적으로 십자가 이야기는 그것을 읽거나 듣는 사람들에게 참 사람 예수가 누구였는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고안된 매우 특유한 스타일의 해석적 묘사이다. 일반적으로 목격자들이 없는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주관적인 의도를 삽입해서 이야기를 새롭게 만든다. 특히 현대인들이 읽고 있는 성서는 원본이 아닌 사본들의 모음집이다. 이렇게 현대인들이 읽고 듣는 복음서들의 십자가 이야기히브리 성서에 대해 충실한 유대인 저자들이 조상들로부터 전수받고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메시아 이미지예수에게 적용하고 조립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도 십자가  이야기역사적 보고서가 아니라 유대인 전통에 따라서 기독교인의 예배의식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비유대인-기독교인들은 예수 의미를 탐구할 때에 십자가 이야기역사가 아니며, 더욱이 믿고 암송해야 하는 교리가 아님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예수는 로마인들에 의해 십자가에 처형되었지만, 십자가 이야기에 내포된 자세한 내용들은 문자적으로 사실도 아니며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다. 대제사장이나 빌라도나 무리들과 대화한 것은 기록된 적이 없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와 함께 십자가에 처형되어 참회했거나 참회하지 않은 강도들은 없었다. 예수가 안치되었던 무덤도 없었고, 그의 매장을 주관한 아리마대 요셉도 없었다.

 

예수가 체포되었을 때 제자들은 자신들의 스승을 부인하고 달아났으며, 예수는 홀로 죽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십자가 이야기는 예수가 죽은 지 수십년이 지난 후에 그의 추종자들이 눈이 뜨여지고 귀가 열리면서 예수 죽음은 무의미한 비극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참 사람 예수의 모습이 되살아 나고, 예수가 가르치고 몸소 살아내었던 새로운 의식 인간성을 깨닫게 되는 구원 사건이었다는 놀라운 체험을 선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복음서들의 이러한 해석은 진실했으며, 십자가 이야기문자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만일 목격자들이 있었다면, 복음서 저자들은 고대 히브리 성서를 복사해서 기록하지 않았을 것이 확실하다.

 

성서를 신중하게 읽지 않거나 성서비평에 무지한 교회 목사들은 복음서십자가 이야기히브리 성서의 연관성을 표층적으로 곧 불량신학 교리적 시각으로 이해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의 생애와 죽음을 고대 문서들에 맞춤형으로 고안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의 죽음을 과거의 성서 본문에 맞추어 인위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했다. 물론 복음서 저자들이 그렇게 기록한데에는 특별한 메시지를 선포하려는 원초적인 의도가 있었다. 비유대인-기독교인들은 1세기의 고대 문서들 곧 복음서들을 누가, 무슨 목적으로, 어떤 언어로, 어떻게 기록했는지에 대한 비평적인 이해에 기초하여 성서를 읽어야 한다. 충실한 유대인으로써 복음서 저자들은 자신들의 민족 종교인 유대교 전통을 존중했으며, 구약 시대의 예언자들의 예언을 예수에게 적용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근본주의 목사들은 히브리 성서를 비상식적이고 마술적으로 해석하여 하느님은 성서의 저자들과 예언자들로 하여금 미래에 도래할 메시아에 대한 비전을 보게 했다고 교인들을 가르친다. 그들은 메시아 예언이 먼저 있었고 예수는 그 예언을 성취했다는 교리적인 해석을 여전히 주장한다. 심지어는 이 마술적 해석에 따르면, 예언자들은 나중에 예수가 말할 정확한 말을 미리 예언했으며 또한 예수가 어느 날 취할 행동에 대해서도 미리 예언했다고 믿는다. 그들은 이런 예언, 바로 예수가 오실 것으로 기대했던 바로 그 메시아임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징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목민으로 떠돌아다니던 고대 히브리인들이 염원했던 메시아는 인류의 원죄를 대신해서희생되는 내세적 구세주가 아니었다. 그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했을 때 그들은 외세에 위협과 탄압과 착취에서 민족을 보호해주고 외세로부터 해방시켜줄 메시아가 도래하기를 기원하고 그것을 성서에 기록했다. 그들의 메시아는 지극히 정치적이고 현세적인 구원자였다. 이러한 민족적 전통에 충실한 유대인-기독교인들은 예수에 대해서 자신들을 성전종교 로마제국으로부터 해방시켜줄 메시아가 도래한 것으로 인식했다. 2천 년 동안 민족 종교로 발전해온 유대교의 전통을 계승하려는 1세기유대인들이 예수 새로운 의식 인간성을 인식하면서 탄생시킨 기독교에서 말하는 메시아는 오늘 근본주의 신자들이 만든 하느님 예수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구약성서가 예언하는 메시아신약성서예수가 아니다.      

  

근본주의 신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하늘 위에 존재하는 하느님이 지구상의 미래를 상세하게 예언하고, 하느님이 이 예언들을 실제로 성서에 기록했고, 예수는 하느님의 예언을 성취한 사람이라는 마술적인 해석은 대단히 상업적이고 정치적이며 솔직하지 못한 해석이다. 구약의 메시아 예언을 예수가 성취했다는 미신적인 시각으로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으려는 것은 영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날 더 이상 설득력과 효력이 없으며, 이성 지성이 보편화된 문명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신뢰를 잃었다. 안타깝게도 근본주의적 교회들은 여전히 미신적이고 마술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복음서들에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님께서 예언자들을 시켜서 ... 이루려고 하신 것이다또는 일이 이렇게 된 것은 ... 성경말씀이 이루지게 하려는 것이었다등의 기록들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문자적으로 보고하려는 것이 아니다.  

 

1세기의 초대 기독교인들은 참 사람 예수에서 깨달은 새로운 의식 인간성에 대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놀라운 깨달음과 새로운 인간됨 사람답게 사는 체험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민족의 거룩한 문서 곧 히브리 성서를 열심히 뒤졌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들의 유대교 전통에서 예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려고 했다. 제자들은 예수 가르침과 그의 을 통해서 깨달은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 방식으로서 하느님 의미를 예수의 십자가 이야기로 설명하려고 했다. 일차적인 목격자들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용이하듯, 예수 이야기는 구약 성서 전체를 참고 자료로 삼아 창작했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만일에 충실한 유대인 복음서 저자들에게 히브리 성서가 없었더라면 예수 이야기는 어떠한 모양으로 만들어졌을까?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수 새로운 의식 인간성에 대한 체험은 실제적이었으며,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천지개벽을 느끼듯이 자신들의 삶이 180도로 변화되는 것을 실감했다. 이러한 예수 체험을 최대한으로 묘사하려는 복음서들의 설명에서 예수 십자가 이야기역사적 보고서가 아니었다. 예수죽음 이야기는 그의 출생 이야기와 비슷한 형태로 표현되었다. 다시 말해 죽음과 탄생 이야기 모두에는 신화적 인물들이 가득하며 교회의 상상력을 촉발시켰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불행하게도 그 극적인 인물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면서 참 사람 예수는 실종되었다.            

 

예수가 로마인들에 의해 처형된 것은 사실이다. 로마제국의 일반적인 사형 집행은 십자가 처형이었다. 비인간적인 로마제국의 황제에게 반대하는 예수 같은 사람들은 예외 없이 정치범으로 낙인 찍혔으며 그들에게 내리는 십자가 처형에는 정식 재판이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무조건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되었다. 그러나 제국은 예수 육체는 죽일 수 있었지만 예수 정신은 말살할 수 없었다. 물론 예수 죽음은 그를 따르던 사람들에게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었으며 암흑과 같은 절망이었다.  그러나 참 사람 예수정신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은 그의 을 통해 하느님 의미인간의 의미와 생명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던 체험을 그의 죽음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절박한 과제였다. 예수차별주의 우월주의 없이 만인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새로운 세계관 가치관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사실상 제자들은 예수이 자신들을 변화시킨 것에 대한 기억과 그의 죽음에 대한 냉엄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과 혼돈에 빠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그의 죽음이 자기 희생적 사랑의 다른 표현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이것으로 인해 그들은 예수 죽음으로부터 예수 새로운 의식 인간성이 자신들의 속에서 새롭게 인식되었다. 그리고 바울과 복음서 저자들은 성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기록한 성서 핵심은 예수의 죽음이 아니라, 예수의 이었다. 예수가 살았던 과 자신들의 의미를 확대하기 위하여 죽음 십자가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그들에게 예수 십자가는 죽은 후 천국에 올라가기 위해 믿어야 하는 교리가 아니었다. 십자가는 벽에 걸어 놓거나, 목에 걸고 다니면 기적이 일어나는 부적()이 아니었다. 그들이 성서에서 밝히기 원했던 십자가의 의미는 두려움과 공포의 장벽 넘어, 우주적이고 통합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이었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로버트 펑크. 예수에게 솔직히. 한국기독교연구소, 1999

마커스 보그 & 존 도미닉 크로산. 첫 번째 바울의 복음. 한국기독교연구소, 2010

바트 어만. 성경 왜곡의 역사: 누가, 왜 성경을 왜곡했는가. 청림출판, 2006

리차드 루벤슈타인. 예수는 어떻게 하나님이 되셨는가. 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오강남. 예수는 없다. 현암사, 2001

_________.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_________. 또 다른 예수. 예담, 2009

_________.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현암사, 2019

길희성. 아직도 교회에 나가십니까. 대한기독교서회, 2015

_________. 종교에서 영성으로. 북스코프, 2018

_________. 신앙과 이성 사이에서. 세창출판사, 2015

김경재. 이름 없는 하느님. 도서출판 삼인, 2003

미선. 기독교 대전환: 낡은 기독교에서 새로운 기독교로. 대장간, 2012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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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도미닉 크로산. 예수: 사회적 혁명가의 전기.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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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존 쉘비 스퐁. 성경을 해바시켜라.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_________. 예수를 해방시켜라. 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_________.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_________. 새 시대를 위한 새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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