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칠 것 같지 않았던 무더위가 가고 시원한 바람과 오곡을 무르익게 하는 따가운 햇살이 비치는 가을이 왔습니다. 계절의 어김없는 순환을 보며 지금 켜켜히 쌓여있는 사회의 부조리도 언젠가는 다 벗겨지고 맑은 속살을 드러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비록 우리의 희망과 기대보다는 너무 느려 답답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부조리한 세상이 바로잡혀 가는 것을 보며 감사를 드립니다. 

 

 어수선한 세상에서 우리가 평온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없는 죄를 만들고, 진실을 거짓으로 왜곡하는 부패하고 사악한 검찰과 언론과 정치집단을 보며, 일터에서 해고되고 다치고 심지어 사망하여도 쥐꼬리만한 보상금 몇 푼 쥐어주고 책임을 면하는 경제 권력의 탐욕을 보며, 분노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낙망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흘러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더이상 억울함이 없이 살아갈 수 있을는지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가난으로 인해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지않고 살 수 있을는지요? 억울하고 슬픈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고대합니다. 2000년 전과 같이 억울하고 슬프고 비참한 예수님을 오늘날에도 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려는 우리가 비참한 자리에서 고통당하고 계시는 수많은 예수들 곁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주님 평등과 평화가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이뤄지기를 고대합니다. 그래서 지금 고통당하고 있는 이땅의 민중들이 함께 기뻐하며 행복한 삶을 살며, 살아있는 동안 자신들의 희생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억울하고 슬프고 비참했던 그들과 얼굴을 대하고,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드디어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기꺼이 시간과 물질을 들여,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행동하게 하소서. 우리로 하여금 게으름을 버리고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기꺼이 하게 하소서. 지혜를 주셔서 옳은 일을 분별하고 옳다고 생각되는 일은 꼭 행동으로 옮길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풍요로운 사람 때문에 지구가 오염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세계 시민들을 생각하게 하시고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결단의 마음을 주소서. 

 

 소중한 것을 주님께 드리오니, 이 물질이 아프고 억울하고 슬픈 사람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일에, 그들과 연대하여 하나님나라를 이땅에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쓰여지기를 원하며, 모든 말씀 민중으로 오셔서 민중과 함께 고통받으시며 이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고 계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