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기도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Jul 10, 2022 Views 17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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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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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올해에는 유난히도 긴 장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저희가 주일을 기억하여 제단을 쌓습니다. 비록 광야 생활 중에 남의 집을 빌려서 드리는 예배이지만 저희가 저희의 죄를 고백하며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고자 준비한 예배입니다. 이 예배를 받으시고 저희가 새 힘을 얻게 하옵소서.

 

하나님, 장마철의 찌는 듯한 더위와 때때로 쏟아 붓는 빗줄기가 도시의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기후의 변덕일 수 있지만, 이 한 철 흘리는 땀방울 속에 자신의 삶 전체를 갈아넣어 생명을 키워가는 농군들에게는 오히려 이때가 더욱 귀중한 시절임을 저희가 잘 압니다. 오곡백과가 하룻밤에 한뼘씩 자라나고, 과일의 달디단 과즙이 그 향기와 달콤함을 안으로 안으로 더욱 숙성시켜 가는 시절입니다.

 

이 중요한 성장과 숙성의 시기를 지켜보고, 또한 감사드리기 위해 향린 교우들이 지금 남녘의 들판에서 농촌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생명을 살리는 농작물을 겸손하게 저희 손으로 직접 키우고 돌보는 작업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질서를 음미하고, 생명의 귀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도시와 농촌 교회의 상생협력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게끔, 하나님, 함께 땀 흘린 향린과 들녘 두 교회 교우들을 축복하여 주옵소서. 또 들녘에 있든, 이곳 명동에 있든 이 시간 향린의 모든 교우들이 당신의 장중에서 함께 연결되어 있음도 서로서로 확인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런 저희의 염원과 달리 지금 이 정부는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로 농민과 노동자,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하루하루 옭죄어 오고 있습니다. 오늘로 이 정권 출범이 꼭 두 달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실망감으로 뉴스 보기를 포기하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 한 가운데 이 정권은 온갖 일들을 자기 마음대로 해 가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시대, 아니 그 이전의 봉건시대로 회귀한 것만 같습니다. 이 정권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이렇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정권,

당선에만 목을 맸을 뿐 국민에게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권,

가진 자들 생각과 관료들 편의주의에 편승해 부자 천당, 서민 지옥을 실현한 정권,

지난 5년 겨우 만들어가던 평화와 생명의 정책을 단숨에 신자유주의로 되돌린 정권,

세계적 인플레 시대에 사회적 안전망의 확보는 도외시하는 독불장군 정권,

국민 목소리 들을 생각은 않고 노골적으로 경제력 집중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정권,

임금님 놀이, 대통령 놀음에 도취해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는 정권,

국민은 전혀 위임한 바 없건만 사실상 부인과 나란히 나라를 경영하는 공동정권.

과거 최순실 사태 같은 비선 논란을 재현하면서 도탄에 빠진 민생을 외면하는 정권,

출범 두 달만에 보수언론조차 레임덕 걱정하고 임기 마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정권.

 

이것이 지금 이 나라의 현실임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 부부 두 사람만 알아채지도 못하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길지 않은 70여 년 이 나라 현대사에 일찍이 없었고, 다시는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유형의 권력자입니다.

 

하나님, 이 나라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국민들이 자기 손으로 자초한 일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의 맹점이 여지없이 드러난 결과라고도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훨씬 강력한 전파력으로 재유행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이 정부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의 장관을 임명조차 못하고 방역예산은 축소하는 등 세상을 거꾸로 돌리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 갈 수도, 돌아가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진퇴양난입니다. 하나님, 저희가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겠습니까?

 

이제 저희는 당신의 신령한 지혜와 총명을 구할 뿐입니다. 저희의 무거운 짐들을 다인 앞에 내려놓고 이 시대에 당신의 선함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묵상하겠습니다. 이렇게 전례를 찾기 힘든 무도한 시대에 하나님은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저희가 기도하며 당신의 뜻을 구하겠습니다. 주님의 진리로 저희를 인도하고 가르쳐 주옵소서. 그렇게 가르쳐주시는 당신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저희가 당신의 선함을 이루기 위해 걷는 길에 함께 하옵소서.

 

하나님, 그 모든 일에 앞서 저희의 오만과 얕은 생각을 다시금 고백합니다. 이 정권을 선택한 것도 이 국민이고, 코로나19를 이미 극복한 양 거리낌 없이 행동하며 방약하게 처신한 것도 다 이 국민입니다. 정권의 무도함을 통해, 자연의 복수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희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저희가 겸손한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저희의 약함을 다 아시는 하나님, 이 시간 저희의 빈 마음에 오셔서 저희의 고백을 들으시고 통회하는 마음을 쓰다듬어 주옵소서.

 

(침묵)

 

저희를 향린으로 부르셔서 어려운 형제들 곁으로 가 그들의 이웃이 되라고 늘 촉구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