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유인의 교회: 향린교회를 말하다

by 관리자 posted Jul 13, 2018 Views 98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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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향린교회60년사편집위원회에서 <향린60년사>(9월 출간 예정) 편찬 과정에서 별도로 기획하여 도서출판 한울에서 발행된 책입니다. 

 

가격: 28,000원(양장) 19,000원(반양장)

쪽수: 398쪽

출간일: 2013년 5월 24일

지은이: 조헌정, 김진호 외 지음

한울

ISBN: 978-89-460-4720-4 03230(양장)

 

일요일에 향린교회에서 직접 구매하면 15,000원에 판매합니다.

우편발송의 경우에는 정가 19,000원(배송료 포함)입니다.

구입문의 정수미 010-6340-0460

 

 

교회 같지 않은, 그러나 진짜 교회다운 교회!

60년 전 뜨거운 청년들의 ‘실험’에서 한국 교회의 ‘모델’로!

대한민국 대표 진보교회, 향린 60년의 도전과 성취, 실패와 자성, 그리고 소망의 기록!

 

이 책은 향린교회가 2013년 현재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감 없이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오늘의 향린교회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 60년 역사의 주요 대목도 스스로 기억하는 범위 안에서 거의 모두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 향린교회의 어제와 오늘이, 비슷한 길을 가고자 하는 이 땅의 교회들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모델’이라는 말이 지나치다면 그저 비슷한 길을 먼저 걸은 ‘동지’라고 해도 좋고, 이도 저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반면교사’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 어느 쪽이 됐건, 이 책이 향린 60년의 도전과 성취, 실패와 자성,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기록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섬기고, 힘이 닿는 한 구조악과 드잡이하고자 하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의 거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_ 머리말 중에서

 

향린교회가 다른 교회와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은 사회선교나 국악예배 등에 있다기보다는 향린교회 내에서 이뤄지는 신앙과 신학을 둘러싼 목회자와 평신도, 평신도과 평신도 사이의 소통 방식과 내용에 있다. 향린교회 목회자들은 ‘성령’과 ‘구원’과 ‘천당’ 등 몇 가지 단어로 조제한 만병통치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적 고뇌를 평신도들과 함께 나누며, 신학적 탐색을 함께해 나간다. …… 많은 사람들은 쉽고 간단한 답을 원하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문제에 직면하려고 하지 않는다. 쉽고 달콤한 답 대신 어렵고 쓰디쓴 답을 함께 찾아나가려는 향린교회의 발걸음 앞에는 늘 가시밭길이다. 향린교회도 이러한 어려운 과제를 떠안고 헤쳐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향린이니까 가능하다’고? 그런 문제는 없다. 향린도 마찬가지로 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_ 본문 중에서

 

| 책 소개 |

 

시민단체 같은 별난 교회? ‘영원한 청년’ 예수를 따르는 교회!

 

교인 수는 약 500명. 몇 천, 몇 만 신도를 자랑하는 교회들이 수두룩한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교세로는 명함도 못 내밀지 싶은데 교계에서는 제법 유명한, 또 비기독교인들도 예상치 않은 곳에서 종종 이름을 보고 듣게 되는 교회가 있다. 2008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수많은 사회단체와 대학 총학생회 깃발 사이로 보기에도 이채로운 ‘청년예수’ 문구를 박고 둥실둥실 떠다니던 깃발의 주인공. 서울 명동의 예배당은 놔두고 교인들이 파주 무건리, 평택 대추리, 서울 용산참사 현장 같은 곳에 출몰하는가 하면, 4대강 강줄기를 헤집고 다니다 멀리 제주도 강정까지 가서 예배를 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교회. 교회 건물이라면서 빨간 십자가는 없고 “국가보안법 폐지” 현수막이 20년째 걸려 있는 교회. 양심을 후벼 파내는 담임목사의 설교가 너무 무겁지 않느냐는 물음에 교인들은 ‘그런가?’ 갸우뚱하는 ‘무딘’ 교회.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는 물론 주일에만 4부, 5부 예배는 기본으로 갖춰야 바쁜 교인들의 편의에 맞추고 그만큼 헌금도 들어오건만 주일에 예배라고는 딱 한 번뿐이고 헌금통도 예배실 밖에 놓여 셀프인 ‘무개념’ 교회. 이러니 한 달 동안 담임목사 설교할 기회도 몇 번 없는데 종종 평신도들이 언감생심 강단에 올라 설교를 하는가 하면, 심지어 가끔은 스님이나 이맘(무슬림 성직자)을 초빙해서 강의를 듣는 ‘무엄한’ 교회. 성전은 낡았건만 건축헌금은 없고 생뚱맞게 그 비싼 태양광 발전기 몇 기씩 돌려보겠다고 모금하고 다니는 ‘무모한’ 교회. 담임목사 종신제는 상식이고 세습은 선택일 텐데 담임목사 7년(안식년 포함, 1회 연임 가능), 장로 6년의 임기를 정해놓고 투표로 선출하는 ‘무정한’ 교회. 말로만 ‘민족’ 떠드는 게 성이 차지 않던지 국악연주단을 만들어 매주 실연하고, 누가 만들어주질 않자 직접 가사까지 공모해 국악찬송가를 발행해버린 ‘무식한’ 교회. 부흥회, 전도집회 같은 것에는 도통 관심도 없고 시위 현장을 돌다 보면 새 교인이 생겨나는 ‘무대책’ 교회……. 이곳이 바로 87년 민주항쟁의 성지로 유명한, 올해로 창립 60돌을 맞은 향린교회다. 예순이면 이제 점잖게 예배나 드리고 대충, 쉽게, 편한 길을 택해도 될 법한데, 향린은 어쩌다 지금까지도 이토록 ‘철없는’ 교회로 남게 된 것일까? ‘영원한 청년’ 예수를 따른다는,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구현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이 이상을 위해 향린교회가 지난 60년간 고민하고 분투해온 작은 결실들이 이 책 <자유인의 교회>에 오롯이 담겼다.

 

60년 전 뜨거운 청년들의 ‘실험’에서 한국 교회의 ‘모델’로!

 

향린교회는 30대 초반의 안병무와 몇몇 청년들이 교회, 민족, 민중을 향한 뜻을 같이하고 1953년 설립한 평신도 생활공동체를 모체로 한다. 향린의 시작은 처음부터 ‘이상주의’이자 ‘실험’이었던 셈이다. 교인의 수가 금세 100명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곧 초기의 이상들은 만만치 않은 현실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는데, 향린의 역사는 바로 이 ‘창립정신’들을 어떻게 오늘의 현실 속에서 유지하고 구현해나갈 것인가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 책은, 향린교회가 22년 만에 평신도 공동체를 포기하고 담임목사를 청빙하기까지의 과정(반대로 생각하면 무려 22년이나 목회자 없이 유지되었던 셈이다!), 교세가 성장하면서 커져 간 내부의 균열과 갈등, 안기부에 의한 홍근수 목사의 구속 등 일련의 역경 속에서 어떻게 이 창립정신을 온전히 붙들고자 애써왔는지를 가감 없이 담고 있다.

 

안병무, 홍근수, 조헌정. 오늘의 향린교회로 이끈 설교자들의 설교와 철학 분석!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여러 개교회사들과 달리 자신의 위치와 모습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는 점이다. 오늘의 향린교회가 있게 한 세 설교자의 설교를 각각 다른 제3자가 신학적이고 설교론적인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는 것은 이 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하겠다.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도 통하던 안병무 선생, 정치적 선동가로 불릴 만큼 직설적이고 폐부를 찌르는 설교를 하던 홍근수 목사, 탁월한 조예와 깊이로 회중의 양심을 습격하는 조헌정 목사의 신학과 개성을 일별할 수 있는 알찬 텍스트들이 담겼다.

 

향기 나는 이웃(香隣), 향린의 예배와 선교를 말한다

 

종종 향린교회는 예배는 뒷전이고 사회운동에만 힘쓴다는 ‘교회 같지 않은 교회’라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이 책을 보게 되면 향린교회가 다른 교회와 마찬가지로 예배가 중심이 되는 교회이며, 진정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왔고, 다만 그 노력의 결과들이 여타 교회들과 조금 달라 보이거나 약간 앞서간 것뿐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처음 듣고 보는 사람들은 진기(?)하게까지 느끼기도 하는 향린교회 예배 면면에 담긴, 그리고 오늘날 향린교회의 상징처럼 된 ‘국악예배’가 태동하고 안착하기까지의 수고와 맥락을 짚어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이 책은 향린교회의 다양한 사회선교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신학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향린 교인들이 자꾸만 거리로 나가는 이유, 농촌교회와 결연을 맺고서 그저 쌀을 수매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 다른 교회들은 몸집을 불리지 못해 아우성인데 500명 남짓한 작은 교회를 분가라는 이름으로 쪼개는 이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87년 민주항쟁의 성지 향린교회는 교회민주화의 성지?

 

경제보다 더 민주화가 요원한 영역이 아마도 교회일 것이다. 향린교회가 한국 교회 전체를 놓고 볼 때 독보적인 부분이 바로 이 민주적 교회운영이다. 이것은 결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목회자의 ‘1인 지배체제’와 당회에 의한 ‘과두제’의 폐해를 모두 경험했던 향린의 역사로부터 거둔 값비싼 열매들이다. 향린교회의 민주화는 공동축도, 평신도설교 등과 같은 신학적인 부문에서부터 정관 제정 등을 통한 교회 구조 개혁, 평신도가 참여하는 목회운영위원회 같은 구체적인 교회운영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갈수록 그 폭과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기독교인들이라면 아마도 목회자의 종신 목회와 세습, 당회에 의한 독단적인 교회운영으로 점차 구태의 전형이 되어가고 있는 한국 교회들이 꼭 돌아보아야 할 ‘성지’는 바로 향린교회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향린, 그들은 누구인가? 60주년을 맞아 내놓은 자화상, 혹은 한국 교회를 위한 청사진

 

이 책은, 부록으로 실린 ‘향린 창립 60주년 기념 센서스: 전 교인 신앙 및 사회의식 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향린교회가 60주년을 맞아 조심스럽게 그려보고자 한 자화상 가운데 하나이자 향린교회가 오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모색의 일환이다. 이 책은 향린교회가 오늘 서 있는 지점이 분명 독특하기는 하지만 향린교회만이 가능한 그런 지점은 아니라고 말한다. 향린교회도 그저 분투하고 있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투는 아마도 이 땅에서는 그와 비슷한 길을 걸어본 다른 교회가 거의 없어서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자화상은 다른 교회들과 기독교인들에게도 의미 깊은 것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마도 이 책이 한 번도 이런 길을 걸어보지 못한, 혹은 감히 그런 길을 가보지 못한 한국의 교회들과 기독교인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청사진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책 본문 |

 

사무엘하 7장 4~7절에 의하면 야훼 하느님은 한 집에 머무는 분이 아니시다. 또한 예레미야는 그가 성전에서 행한 설교를 통해 참된 성전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님의 성전은 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의와 인권이 행해지는 그곳에서 살겠다는 야훼 하느님의 말씀은 오늘날 교회됨의 의미를 지시하고 있다. 도둑질하고 사람을 죽이고 음행을 하고 거짓으로 맹세를 하고 악이 가득한 성전, 그래서 강도들의 소굴로 바뀐 성전을 예수께서는 허무셨다. 성전이 허물어진 자리에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기도와 이웃 형제에 대한 용서로 이뤄진 공동체, 즉 교회가 서게 된 것이다. (31쪽)

 

하여 (안병무) 선생은 묻는다. 그렇다면 누가 당신, 시민들의 이웃인가? 죽이고 고문을 가하고 감옥에 수감하는 군부체제의 불의함에도 불구하고, 그 불의함을 미처 알지 못하고 민중의 고통 체험을 망각한 이들이 반기억의 설화를 접하면서 수난자의 고난에 공감하고 그 고난을 증언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동참하게 했다면, 불의에서 벗어나게 하고 정의를 위한 이의 대열에 서게 한 저이들, 수난당하는 광주의 민중이 우리와 체험을 공감하게 되고 소통하게 된 진정한 이웃이 아닌가. (84쪽)

 

남성과 여성의 장벽을 무너뜨린 예수의 복음을 따라 오늘의 교회 현실에서 양성평등을 구현하고자 한 홍근수 목사의 입장은 강단에서 선포된 메시지 그 자체로서보다는, 사실은 교단 내 모든 대의구조 안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향린교회의 방침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힘을 발휘했다. 지금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가 각 노회로 하여금 여성총대권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나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누차에 걸친 향린교회의 헌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 성과는 목회자의 소신이 교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하나의 사례라 할 만하다. (109쪽)

 

본래 예수님도, 첫 사도들도 모두 거리에서 민중들이 거하는 그곳에서 하늘뜻을 펼쳤음을 기억하자. 그래서 향린교회는 7, 8년 전부터 일 년에 한두 차례는 민중들의 아픔이 있는 현장에 가서 주일 예배를 드려왔다. 미군기지 확장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아파하는 평택의 대추리와 도두리, 그리고 파주의 무건리를 찾아 주민들과 함께 예배하고, 한반도 운하를 반대하는 종교인 도보 순례단과 함께 예배하고 북한강을 따라 걸었으며,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저들이 희생당했던 불탄 건물을 바라보며 따가운 볕 아래에서 예배를 드리고 아스팔트 위에 음식을 펴놓고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다. (143쪽)

 

향린교회는 주일 예배를 한 차례만 드린다. 예배 시작이 임박하면서 조용하던 예배실에 가볍게 웅성거림이 일고 발자국 소리에도 긴장감이 묻어나기 시작한다. 예배 시작에 겨우 맞춰 도착한 교인들이 잰 발걸음으로 빈자리를 찾아 들어가는가 하면, 국악선교단 예향도 한두 곡 호흡을 맞춰본 뒤 자리를 정돈한다. 그 사이에 1층에서 연습을 마친 성가대원들이 그 밖으로 뚫린 계단을 돌아 예배실로 줄 지어 들어선다. …… 이어 징울림. 예향의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 일어서 아주 능숙한 솜씨로 강단 뒤편의 징을 세 번 울린다. 세 차례 징소리 사이사이의 여운이 상당히 길다. 그에 맞추어 회중도 호흡을 고른다. 드디어 예배의 시작이다. (166쪽)

 

1997년 드디어 (국악연주단) 예향이 예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매월 첫 주에만 반주를 했고 그 뒤 점차 횟수를 늘려 1998년부터는 매주 반주를 하게 된다. 예전에 몇 차례 전문 연주자들을 초빙해 성가대와 협연한 적이 있고, 음반이나 방송을 통해 국악을 접해온 교인들 입장에서는 그 훌륭한 연주에 비해 1년 남짓 악기를 배운 예향의 연주는 들어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교인들의 사랑과 의미 부여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처음 상당 기간은 송영 세 곡만 국악기로 반주했다. 그러다가 회중찬송 중 한 곡을 국악찬송가로 불렀는데 국악찬송가가 없어 복사해서 주보에 첨부했다. (208쪽)

 

향린교회 평신도의 힘은 무엇보다도 향린교회가 아니면 교회생활이나 신앙생활을 그만두었을 향린 교인들로부터 나온다. 기존에 다니던 교회에 실망하여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던 이들에게 향린교회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곳이다. 수많은 교회 중의 하나가 아니라 바로 향린이어서 찾아온 것이므로 이들은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향린의 주요 선교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평신도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40주년 당시 통일공화국 헌법 초안 발표나 60주년의 분가선교와 같이 특정 시기에 담임목사가 혜안으로 화두를 던진 것이 계기가 된 사업도 있지만, 그것들조차 치밀한 준비와 토론을 통해 전 교회적인 합의를 모아내고 교회의 정책으로 만들어 실행하는 것은 오롯이 평신도들의 몫이다. (271쪽)

 

높은뜻숭의교회나 분당우리교회는 이러한 교회 대형화로 인한 폐단을 개혁하려는 대형교회 내부의 흐름을 대표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두 교회가 주장한 일종의 대형교회 해체의 상징적 선언이 너무나 전형적인 대형교회적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카리스마적인 담임목사의 독점적 권력이 아니었으면 결코 수행될 수 없는 방식으로 대형교회 해체를 상징화하는 분가 선언이 수행된 것이다. 반면 …… 향린교회나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한백교회 같은 일부 교회들의 경우는 목사와 장로 임기제를 포함한 교회 민주화 규약까지 마련해 놓음으로써 장기간의 권력 집중을 억제하는 장치가 제도화되기까지 했다. 하여 이들 탈권위주의적 교회들에서 분가는 매우 복잡하고 긴 협의과정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담임목사 개인의 결단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교인 하나하나가 참여하는 협의 과정을 통한 교인 간의 합의에 있다.(307쪽)

 

평신도들이 어렵사리 교회를 이끌어오다가 처음 담임목회자를 청빙할 때는 아마도 ‘전문성’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것이다. 즉, 노동조합에서 위원장을 상근으로 하는 것과 같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평신도와 목회자의 쉽게 넘을 수 없는 경계선 때문이다. 담임목회자가 들어서는 순간, 교회의 모든 활동과 인간관계는 목회자와 평신도의 관계를 축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서 시작하여 1980년대 중반까지 향린교회는 초고속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명실공히 기장 최대의 교회가 되려는 움직임까지 엿보였다. 이러한 과정은 당연히 담임목회자 김호식 목사의 목회 역량과 지도력에 의해 추동되었다. 이렇게 되자 담임목회자에 의해 새롭게 틀 지어진 향린교회의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청년 그룹이 형성되어 향린교회의 창립 이념을 상기시켰다. 결국 향린교회 정체성의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급기야 담임 목사와 창립 동지들이 중심이 된 당회 사이에 균열이 나타났다. (321쪽)

 

향린 교인들은 사순절 특강과 대림절 특강을 통해 인권, 통일, 생명 환경, 노동, 역사인식, 청소년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을 접하게 된다. 정기적인 사순절 특강과 대림절 특강 외에도 교회력에 따른 절기와 민족화해주일, 남북평화통일주일, 환경주일, 인권주일, 장애인주일, 창립기념주일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알아야 할 다양한 주제로 강연이 개최된다.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백성이 되려면 당연히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한 그 사건과 상황들을 바르게 이해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356쪽)

 

 

| 지은이 |

 

강은성  향린교회 교인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창희  향린교회 교인

양회석  향린교회 교인

이규성  향린교회 교인

이영미  한신대학교 교수(구약학)

이정훈  성실교회 담임목사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 전 향린교회 부목사

정수미  향린교회 교인

조헌정  향린교회 담임목사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한신대학교 외래교수(기독교 사회윤리학) 

한동철  향린교회 교인

한문덕  향린교회 부목사

 

 

| 차례 |

 

제1부 신앙고백과 역사

‘청년예수’ 깃발 들고 세상 속으로: 향린교회의 목회와 선교

‘실험’에서 ‘모델’로: 오늘의 향린을 만든 60년의 도전과 굴곡

 

제2부 설교

체험된 소통의 기록들: ‘긴 1986년’ 안병무의 설교 분석 

‘정치적’ 목사의 ‘복음적’ 설교: 홍근수 목사의 설교 분석

행동하는 신앙인의 실천을 촉구하는 성서적 설교: 조헌정 목사의 설교 분석

성전을 허무는 ‘하늘뜻펴기’: 평신도설교의 배경과 실천

투박한 삶의 굴곡을 그려내는 하늘뜻펴기를 그리워하며: 평신도설교 후 남는 생각들

 

제3부 예배

누추한 세상 속에서 향기 나는 이웃이 되고자: 향린교회 예배 스케치

우리 몸에 맞는 예배를 찾아서 1: 향린교회 예배의 특징과 그 신학 

우리 몸에 맞는 예배를 찾아서 2: 향린교회 우리가락예배의 역사와 현황

우리네 멋과 흥이 살아 있는 예배: 향린교회 예배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제4부 선교

권력의 악마성에 대항하는 하느님의 선교: 향린교회의 사회선교신학 

고난의 현장에서 ‘민중사건’을 경험하다: 향린교회 사회선교의 현황과 과제

들녘과 향린이 함께 걸어온 길: 향린교회의 생명환경운동 이야기 

설교자 안병무의 교회론: ‘작은 교회’, ‘분가선교’, ‘평신도교회’ 개념을 중심으로

 

제5부 민주주의와 교육

한국 교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조용한 혁명: ‘향린 민주주의’와 ‘평신도목회’

이 땅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기 위하여: 향린의 교육

 

부록: 향린, 우리는 누구인가? 창립60주년 기념 센서스 ‘전 교인 신앙 및 사회의식 조사’ 결과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