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전략경쟁의 역사 갈림길에 술 취한 조타수

by 통일둥이 posted Dec 29, 2023 Views 211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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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략경쟁의 역사 갈림길에 술 취한 조타수

[기고] 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기자명 강정구 입력 2023.12.29 15:15 댓글 0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740

 

1. 역사 갈림길

 

역사의 시간대를 우리 조선이 근대사회로 접어드는 19세기 중·후반으로 옮겨 오늘날의 역사를 추상(抽象)해보자. 만약에 갑신정변이 성공했더라면, 우리 조선은 위로부터의 근대화 길로 접어들었을 것이고, 독일이나 일본이 걸어간 것과 유사한 역사행로를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동학농민전쟁이 성공했더라면, 우리 조선은 밑으로부터의 근대화 길로 들어섰을 것이고, 프랑스나 중국의 행로와 유사한 역사궤적을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위로부터의 개혁도 또한 밑으로부터의 혁명도 실패한 체, 이웃 나라 일본에 식민지로 병탄되어 식민지 반()봉건사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어떤 특정한 시점에서의 역사행보가 그 이후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의 역사궤적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시기를 우리 인류의 역사 곳곳에서 발견한다. 이를 일반적으로 역사 전환기 또는 역사 갈림길이라고 부른다.

 

우리 민족사에서 아주 두드러진 역사 갈림길이 한둘이 아니다. 그 전형적 보기가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일 것이다. 그때는 쇠잔하는 명()나라와 신흥세력으로 굴기하는 청()나라 사이에 끼인 우리 조선은 응당 광해임금이 선택한 자주의 길, 실리의 길, 역사 순리의 길을 계속 걸어갔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국토와 백성의 삶이 유린되는 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조반정이란 사대매국 세력이 반역에 성공하면서 수십만의 화냥년이란 최대의 비극을 자초하고 말았다. 더더욱 기가 막힌 일은 이러한 비극을 불러들인 장본인이 바로 그 반정세력, 자신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작 돌아온 아낙네에게 사죄를 하기는커녕 화냥년으로 내모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짓거리를 자행했다.

 

2. 세계질서의 변환

 

이제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촌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오늘날 세계는 탈냉전 이후 무소불위의 폭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해 세계를 힘으로 지배해 왔던 미국의 제국주의적 단극패권주의 세계질서가 작동하는 세상은 더 이상 아니다. 세계질서가 불가역의 세력교체기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뚜렷이 가시화 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잉태되고 배양돼 왔던 것이다. 곧 미국의 쇠잔은 서서히 진행돼 왔던 것이다.

 

다른 한편 미국주도의 단극체제를 대체하는 대안체제인 다극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브릭스 (BRICS) 국가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해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여기서 중국은 선도적 위치에 서 있다. 그래서 단순화 하여 오늘날의 시대 규정을 중·미 세력교체기로 하겠다.

 

먼저 왜 미국은 세력교체기로 진입할 수밖에 없었을까?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는 왜 미국은 쇠락할 수밖에 없을까? 여러 가지 복합요인이 작동해 왔지만 구조적 요인인 신자유주의화와 전쟁국가화 및 과포화군사력, 촉진 요인인 코로나 창궐, ·미 전략경쟁, 우크라이나전쟁 유발, 자체개혁의 동력상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에 대해 선택적으로 논의해 보겠다.

 

3. 신자유주의 미국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중후반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 집권에서부터 시작해 2020년 코로나창궐을 계기로 종말을 거둔 경제 전략이다. 시장만능주의, 경제세계화, 작은 국가, 부자감세 등을 특징으로 하면서 미국을 빈부격차의 절정, 실물경제 위축, 금융자본주의, 국가의 공적 역할 축소 등등으로 이끌었다.

 

이 결과 노벨경제학자 스티글리츠교수가 지적했듯이 미국의 최고 부자 3명이 하위소득자 50%보다 더 많은 재부를 소유하는기형적인 사회로 미국은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자정역량을 잃은 채 코로나 창궐이라는 외적 요인에 의해 이 신자유주의는 타율적으로 막을 내렸던 것이다. 이렇게 경제 권력이 소수에 극단적으로 쏠린 사회에서 인민이 주체가 되고 통제력을 행사하는 민주주의가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4. 전쟁광 미국

 

미국 쇠락의 구조적 요인으로 두 번째는 전쟁국가화와 과포화군사력이다. 미국이 인류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전쟁광이란 점을 카터 전 대통령이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242년의 역사동안 전쟁을 하지 않은 기간이 단 16년이라고 개탄했다.

 

아프칸전쟁에서 패퇴한 이후 미국은 자숙하기는커녕 우크라이나전쟁을 유도하고, 지금도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학살전쟁에 가장 적극적인 옹호자와 가담자로 활약하고 있다. 또 중·미 전략경쟁을 신냉전으로 거짓 포장하면서 한··일 군사동맹을 맺어 한반도를 전쟁위험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러한 미국이야말로 전쟁살상을 일상화하여 인간 최상의 인권인 생명권을 최대로 짓밟으면서도 다른 나라에 대한 인권보고서를 연례행사로 발표하는 반()인권과 위선의 극치인 셈이다.

 

과포화군사력은 단순히 군사비만 보면 자명하다. 2022년 행정부 국방예산은 7,780$지만 의회의 국방수권법상 국방비는 8,130$. 이는 전체예산 5.8$14%이고 GDP3.25%며 세계 2위 중국의 2,520$3배이고, 세계 전체군사비의 약 40%. 2023년에는 의회예산 상으로 8,580$. 여기에다 국방예산에 계산되지 않는 핵무기 관련 등을 포함하면 실제 군사비는 약 1$가 된다(일부에서는 1.5$ 정도로 추산).

 

이러다 보니 미국의 재정적자는 20231.57$, 20241.76$. 2022년 무역적자는 9,481$. 이렇게 무역과 재정이 쌍둥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일부 싱크탱크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시전쟁 수행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이에 대비한 연구를 진행하고, 군산복합체는 이를 지원한다고 한다. 미국에서 군사비는 거의 성역에 가까워 자체 정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5. 코로나 창궐로 벌거벗겨진 미국

 

코로나 창궐은 선진’ ‘민주의 표본이고 영·미가 개발한 세계보건안전지수 세계 1위로 일컬어지던 미국 모델의 허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세상 사람들을 각성시킨 충격파였다. 1억과 110만에 이르는 확진과 사망 숫자는 인구가 4배이면서도 각각 약 26만 및 5~6천에 그친 중국과는 천양지차로 대비된다. 이로써 미국이 자랑해왔던 치료의술의 최첨단 및 최상위가 완전히 빛을 바래고 말았다.

 

이런 끔찍한 결과는 신자유주의와 전쟁국가화의 장기적 결과물로 거시적인 빈부격차의 최악과 미시적인 보건의료의 열악한 구조가 서로 결합해 낳은 결과물이다. 미국은 GDP 대비 경상의료비(2022) 18.8%OECD 최고 수준이지만 그 비효율성으로 인해 의료보험 미가입자가 15%에 이르고 유아사망률과 기대 수명이 선진국 가운데 아주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열악한 조건에서 코로나 대비 양적완화 곧, 통화를 무려 10$ 가까이 남발해 오늘날의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라는 후과를 남겼다.

 

코로나 창궐을 계기로 세계의 민중과 지성계는 자본주의 대안체제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했으며, 생명 중심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제로코로나를 실시해왔던 중국은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급상승하였다. 그러나 정작 미국사회는 이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개혁은 2008년의 금융위기 때와 같이 여전히 뒷전이다.

 

6. 사회개혁 동력 상실의 미국

 

미국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첨단 과학기술의 선두주자이다. 이러한 하드웨어 부문과는 대조적으로 사회개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관련 기득권 세력이 공고하고 카르텔로 방어막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의 대표적 사례를 몇 가지 들면서 미국 쇠락의 징후를 확인해보겠다.

 

미국은 연 45천여 명이 총기사고로 사망한다. 이런데도 서부개척 시대의 자위권 운운하면서 아직도 총기규제는 난공불락이다. 총기관련 협회 등의 로비 실력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보건의료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연방예산의 18% 가까이를 쓰면서도 코로나 최악의 국가란 오명을 기록했고 의료보험 미()가입률이 15%에 이른다. 영리병원, 사적 의료보험, 비대해진 의사집단 등의 카르텔에 의해 클린턴 집권과 동시에 시도했던 힐러리의 의료개혁은 몇 발자국 뛰자마자 낙마하고 말았다.

 

군사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본토가 외세에 의해 피침될 가능성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군사비의 40%인 약 1조 달러를 투입하고 있고, 이는 연방예산의 약 16%, GDP3.7%를 차지한다. 계속되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속에서, 빚을 내어 빚을 갚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도1), 군사비는 오히려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반민주적인 선거제도 역시 난공불락이다. 아프리카계미국인·이민자·하층노동자 등을 배제하기 위한 꼼수로서의 선거등록제, 인구수와 별개로 주별 상원의원 2석 할당, 유권자 전체득표와 배치되는 선거인단제도, 승자독식의 의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의 전형적인 반()민주 제도는 민주주의 표본이라고 자칭하면서도 개혁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미국사회의 경직성은 신자유주의와 전쟁광 등의 장기적 쇠락요인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비한 사회체제 개혁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미국이 버티어나갈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오일달러(석유대금 결제를 달러로만 특정한 결제체제)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악용하여 무책임한 통화발행으로 다른 나라의 축적을 강탈해 왔기 때문이다.2) 그러나 우크라이나전쟁을 계기로 달러 기축통화의 위세가 약화하기 시작해 미국의 쇠락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7. 미국 발 중·미 전략경쟁

 

이처럼 미국의 쇠잔은 장기적 추세임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전략경쟁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첫 출발은 2011년에 발표된 오바마의 대 중국 포위봉쇄전략인 아·태재균형전략이다.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중국 사상 최대인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으로 이를 해소하는데 흑기사 역할을 했다. 이어 2010년에는 중국의 GDP2위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2014년에는 pppGDP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이러한 중국의 굴기에, 오바마는 일본과의 군사일체화를 꾀해 군사적 포위 중심의 제한적인 전략경쟁을 펼쳤으나 그 영향력은 미미했다. 이어 트럼프는 인도태평양구상으로 인도를 끌어들여 전략경쟁을 확대시켰고, 중국산 수입에 25% 관세를 매기는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을 펼쳤다. 그러나 2022년 대 중국 무역적자가 약 4천억$로 무역전쟁은 예견한 대로 실패로 끝났다.

 

코로나 창궐로 위축된 상황에서 집권한 바이든은 내적으로는 약 10$의 양적완화를(통화발행) 통해 개혁 및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외적으로는 가치동맹을 내세우면서 유럽과 나토를 합류시키고 일본과 한국까지 깊숙이 끌어들이면서 신냉전구도를 체계적으로 또 포괄적으로 열었다.

 

물론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적대를 바탕으로 완전히 단절된 두 체제를 이룬 미·소 냉전과는 거리가 멀다. 또 중국과 러시아 등이 다극체제를 지향하고 있어 패권전쟁도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세계질서는, 특히 우크라이나전쟁 이후로는, 크게는 서방 대 비()서방의, 압축적으로는 중·미 전략경쟁의 대결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의 경제세계화로 지구촌 전체가 이미 유기적으로 가치사슬에 의해 깊게 연계되어 있고, 세계 최대시장의 하나인 미국의 실물경제가 거의 바닥상태이다. 이런 조건에서 대 중국 탈()동조화나 탈()위험화가 제대로 작동할지는 극히 의문이다.

 

또한 바이든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동맹의 가치인 민주·인권·법치(‘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는 미국의 실제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허상이라, 지구촌이 얼마나 동조할지 지극히 의문이다. 힘의 불균형이 극단적 상태에서, 인민대중이 주체가 되고 통제력을 행사하는 민주주의에 가까이 갈 수도 없거니와, 미국의 선거제도 자체가 금권정치의 첨단이고 반민주적이다.

 

또한 카터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미국이 인권의 핵인 평화생명권을 가장 많이 침해하고, 또 코로나창궐로 건강생명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데서, 반인권 국가임에 틀림없다. 더 나아가 세계에서 유엔 헌장 및 결의사항과 국제법 등을 가장 많이 짓밟거나 비준하지 않은 국가인 미국이3) 법치를 논할 자격은 아예 없다. 이 가치동맹이란 실체 반민주·반인권·반법치란 허상 위에 세워진 가공의 조형물일 따름이다.

 

이처럼 성역과 불문율로 자리 잡았던 미국의 박제된 형상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실토로 대체되어야 한다: “우리는 거짓말 하고, 속이고, 빼앗았다. 이는 미국이 끊임없이 추구해온 영광이다.” 이제 이러한 미국이 단극패권으로 지배해온 지구촌은 세력교체가 절실하고 또 그 대체될 새로운 세계와 세상은 우리에게 지금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8. 중국의 굴기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중국특색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혼합경제체제 발전모델을 기반으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2000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까지는 연 약 9%, 그 이후로는 연 약 13%의 성장률을 기록하다 최근에는 5% 정도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실질구매력기준(ppp)GDP에서 미국을 추월했고, 2023IMF추계로는 중국 33$, 미국 26.8$로 약23%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결과, 중국은 2022년까지 연속 세계 최대제조업국가(2022년 세계제조업 비중 31%), 연속 6년 최대교역국, 2022년 현재, 수출시장 점유율 14.6%1(미국 8.4%), 수입시장 점유율 13.5%(홍콩포함)1(미국 12.9%), 최대교역국(140개국, 미국 40개국)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GDP성장기여도 역시 2016~2021년 기간 42.5%로 미국 19.5%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중국과 미국은 2020, 2021, 2022년 각각 143:122, 145:124, 135:136개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한 영국의 더뱅커 선정 2023년 발표 세계 20대 은행에서 중국과 미국은 각 10개와 5개가 선정됐고, 중국은 1-4, 미국은 5-8위를 차지했다.

 

또한 트럼프 미국의 무역전쟁과 바이든의 탈동조화라는 경제안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 2022년 약4,000억에 이르고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 8,776$를 기록했다. 또한 대중 반도체동맹 등 가혹한 기술봉쇄에도 7나노 반도체를 지난 9월 화웨이 스마트폰에 장착시켰고, 5나노 수준까지 이르렀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 2023년 세계1위까지 등극예정이다. 모바일 사물인터넷 접속 건수에서 2022년 말 현재 세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IT의 지능화로 실용화와 생활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물인터넷·5G이동통신·AI·로봇 등이 결합한 스마트공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굴기한 중국에 대한 경제봉쇄나 전면적 탈()동조화는 구조적으로 불가하다. 세계 최고소비시장(4억 중산층), 최대 인적자원(2.2), 막강한 실물경제, 제조업 초강국, 세계화로 구축된 세계적 공급망 핵심(유엔분류 전 산업분야 생산 유일 국가), 최고의 국유기업 비중, 국가주도 은행 중심 금융체계 등이 하드웨어 장막을 치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중국공산당과 국가의 강력유능의 장기 기획력·집행력 등과 더불어 아편전쟁 이전의 제국 중국에 대한 자부심, 아편전쟁 후 수모와 굴종의 150년에 대한 와신상담(臥薪嘗膽)형 민족의식, 제로코로나를 계기로 충만해진 자신감, 시진핑의 장기적 역사투시력을 갖춘 지도력 등등이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지적처럼 중국은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체제우세, 초대규모 시장의 수요우세, 산업체계 배합이 완결된 공급망 우세, 높은 소질의(高素质) 대량 노동자와 기업가의 인적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9. 중국의 전략적 대응: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진지전과 기동전

 

·미 전략경쟁에서 전면적인 군사적 해결은 불가하다. 2022년 현재 핵무기는 중국 350기 미국 3,708기 정도로 양국은 상호확증파괴(MAD) 가능한 핵탄두와 미사일 등 역량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중·러는 준 군사동맹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전쟁도발은 3차 세계대전으로 귀결되고 이는 지구촌 종말을 가져오기에 선택사항도 아니다. 따라서 논의는 비()군사적 분야로 귀결된다.

 

미국이 도발한 전략경쟁에서 중국은 수세적이고 장기 전략적인 대응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 본대로 미국의 장기적 쇠약은 내적으로 구조화 되어 있고, 중국의 굴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시간은 중국편인데 굳이 무력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는 급속하고 강력한 전술적 대응은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중국 뿐 아니라 지구촌 평화의 지속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필자는 이러한 대응을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전략적 진지전과 전술적 기동전으로 집약하겠다. 이 진지·기동전은 궁극적으로 중국몽이라는 건국 100년의 두 번째 목표인 2049년 전면적사회주의현대화강국, 전체인민공동부유시대, 중화민족위대부흥시대, 인류공헌시대(인류운명공동체)의 달성으로 연결된다.

 

물론 이들 인류운명공동체와 같은 이상적 또는 이념형적(Ideal Type) 목표가 구상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이를 지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역사적 의의는 지대하다. 300여년의 포르투갈·스페인부터 시작된 서양의 자본주의제국주의 세계지배의 종식이라는 점에서 인류사적 의의는 지대하다고 불 수 있다. 선택적으로 대표적인 것을 살펴보겠다.

 

1) 진지전1: 황금방패공정(金盾工程, 1998~200811년의 수백억$ 프로젝트)

 

중국은 IT시대가 열린 초기에 자국 IT산업 육성기반을 구축하고, 외국공룡 IT기업을 선별적으로 차단하여 국내 IT산업을 보호하고, 외세에 의한 안보위협에 대한 방벽치기와 내부적 사회통제 등을 목적으로 이 공정을 실시했다.

 

당시 10여 개의 세계적 IT 선도 기업에 이 11년간의 공정을 맡겨 오늘날 IT강국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 결과 Weibo, 알리바이, WeChat, Mobile-pay, AI 등이 승승장구하고 IT의 생활화가 가장 앞선 나라가 되었다. 지난 항주 아시아올림픽 취재 기자에 의하면, 신분증·지갑·열쇄가 불필요한 IT화가 일상 생활화했음이 확인된다.

 

2) 진지전2: 일대일로 세계경영 규획(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BRI), One Belt One Road)

 

일대일로는 시진핑 집권 이듬해인 2013년에 출범하여 현재 10년을 넘기고 있는 중국의 세계경영규획으로, ‘3(三共)’‘3()’를 곧, 共商(함께 상의共建設(함께 건설共享(함께 나눔)과 내정불()간섭·특혜구역불모색·주도권불쟁취를 사업기조로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을 주된 대상으로 기반·운송시설인 항구·도로·철도·가스관·IT·댐 등 건설로 경제적 연계의 기초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중국에서 동남아·중앙아·중동·유럽·아프리카·중남미를 잇는 육·해상 경제·문화·문명 교류 벨트를 형성하고자 한다. 지난 10년 동안 150여 국가에 2$ 사업을 진행하고 1.3$의 사업은 완료됐다.

 

이 결과 의도치는 않았지만 미국의 대중 탈()동조화에 출구역할을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2049년 건국 100년의 목표인 인류운명공동체의 밑바탕을 구축하는 장기적 진지의 하나이다.

 

3) 진지전3: 생태문명건설

 

중국의 생태문명건설에 대한 진지전적 공정은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전기차 분야에서 잘 나타난다. 전기차 분야에서 자동차 후발주자인 중국은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 전기차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도 높이고 탈()탄소화에도 효과를 거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 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 결과 2023년에는 생산·소비·판매·수출에서 모두 세계1위가 되고, 베이징을 비롯해 미세먼지를 거의 50% 줄이는데 획기적 기여를 했다.

 

또한 ‘2030년 탄소정점, 2060년 탄소중립’ ‘2050RE100’이란 목표를 제시한 중국은 2010년경부터 탈탄소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이 결과 수력·풍력·태양광·바이오매스 발전설비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그 비율은 50%를 넘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 개발, 전자동화 물류시스템, 스마트공장 모델로 무인화 작동 등으로 태양광발전 비용을 90%까지 줄인 중국은 네이멍구 사막에 110만가구가 쓸 전력을 생산하는 수백 개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한 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55개 기지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 한다. 이는 45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로....세계 3위인 인도의 전체 발전 설비와 맞먹는다고 한다. 이로써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2022년 약 32%)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4) 그야말로 심모원려의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녹수청산은 바로 금산은산(绿水青山就是金山银山)’에서 보듯이 생태문명건설은 이미 중대한 국가전략이 되었다. 중국의 역사과정에서 일어서게 하고(站起来), 부유하게 하고(富起来), 강성하게 하는(强起来) 단계를 거쳐 아름답게 하기(美起来)가 제안될 정도로 생태문명건설은 전략적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5)

 

4) 전술적 기동전

 

1>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무역의존도 축소정책으로 GDP대비 200635%, 29%에서 201917.50% 14.55%, 202017.63% 14.07%, 202118.97% 15.16%로 낮춰 외세에 대한 방어벽 쌓기 구축(국유기업 존속강화, 은행중심 금융체계 등)

 

2> 2015중국제조 2025’정책으로 IT·로봇·항공·우주·바이오·반도체·AI 10대 전략산업 육성해 2025년까지 세계 제조업 강국의 대열에 진입한다는 계획

 

3> 트럼프의 무역전쟁 대비 20208월 내수중심 경제발전 정책으로 국내 대순환 주체로 국내·국제 쌍순환 방식 신발전 모델채택하고 세계 최초로 (상해)수입박람회 등 수입시장 확대 모색

 

4> 2021년 장기발전전략에 의해 2035년까지 7대 첨단과학기술정책으로 AI·양자컴퓨팅·반도체·뇌과학·바이오·우주심해탐사·임상의학 자립자강과 디지털차이나 완성 (https://v.daum.net/v/20231128170108281) 계획

 

5> 반도체 개발정책으로 트리오 인터넷기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합류시켜 2025년까지 70% 자급률 목표정책으로 이미 20239월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에 7나노 반도체 사용했고 곧 5나노가 개발될 예정이며, 메모리 분야에서는 YMTC2023232단 낸드플래시 안정적인 양산으로 삼성과 하이닉스 수준까지 거의 도달

 

10. 전략경쟁의 핵인 과학기술전쟁의 현주소

 

과학기술은 기초과학, 응용과학, 일상화와 생활화를 거쳐 그 발전과 위력이 이뤄진다. 출발은 기초과학이지만 후발 국가들은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와 같이 응용과학이나 일상화 등을 먼저 거쳐 일정한 역량을 쌓은 후 기초과학을 집중적으로 도모해 통합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

 

1) 기초과학 논문

 

오늘날 중국의 경우는 기초과학에서도 굴기하여 기존 세계1위였던 미국을 제치고 그 양과 질에서 선두주자가 되었다.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는 2019(2018~2020년 평균) 기준으로 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상위 1% ‘(Top) 논문에서 중국은 27.2%(4744)24.9%인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20228월 밝혔다. 상위 10%주목(注目) 논문에서도 중국은 46352건으로 미국(36680)보다 많았다. 물론 SCI(Science Citation Index) 등재 총 논문 수에서도 407181건으로 미국(293434)보다 38.7%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한국경제> 2022.08.10.). 2018(2017~2019년 평균) 기준 주목(注目) 논문수에서 중국은 20184219편을 기록해 37124편에 그친 미국을 처음으로 제쳤다. 그러나 (Top) 논문에서는 25%를 기록해 미국(27.2%)에 뒤진 2위였었다.

 

세계 최대 학술서적 출판업체인 영국의 스프링거 네이처의 자연과학 공헌율지수에서도 2022년 중국은 19373.35로 미국 17610.47을 앞질러 세계1위가 되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조사에서도 2021SCI등재 논문 점유율 18.68%로 미국(15.17%)과 격차를 벌렸고, 총 피인용횟수에서도 중국 1387605회 미국 1141763회를 앞질렀다고 발표했다(뉴스핌 2023.05.22).,

 

2) 세계과학도시

 

2022Nature Index-Science Cities는 세계과학도시 베이징1(2016년 이후 연속), 뉴욕2, 상하이3, 보스턴4, 샌프란시스코5, 난징6, 볼티모어7, 광저우8, 도쿄9, 우한10위로 중국이 앞서고 있다. 또한 ‘20239월 기준 100대 과학기술 클러스터’(발명가·과학자 밀집지역)에서 중국 24, 미국 21곳을 차지했고, 상위 5곳 중 중국이 3곳을 점했다(선전·홍콩·광저우, 베이징, 상하이·쑤저우).

 

3) 국제특허(PCT)

 

유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2022년 전 세계 국제특허출원(PCT)에서 중국이 70,015건으로 1위를(4년 연속 1), 미국 59,056, 일본 50,345, 한국 22,012, 독일 17,530건이라고 밝혔다. 중국 화웨이7,689건 출원으로 1, 삼성 24,387, ‘퀄컴 3,855’, ‘미쯔비시 2,325, ‘에릭슨 2,158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2021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지적재산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아스타 뮤제와 공동으로 2000~2019AI·양자컴퓨터·재생의료·자율운전·블록체인·가상현실(VR)·도전성고분자·리튬이온전지·드론·사이버 시큐리티 등 10개 분야 특허 출원 분석에서 중국은 총 약 34만중 40%, 미국·일본이 각 20%를 차지했다. 2017년 기준 10개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부분만 미국에 1위를 내어주고 나머지 9개 분야에서 모두 선두를 달렸다.

 

또한 학술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센터(CISP)와 공동으로 발간한 2021525일자 '글로벌 AI 혁신경쟁: 현재와 미래' 보고서는, 2010~2019년 기간 상위 10개국 AI 특허는 총 135925건으로, 1위 중국 912362위 미국 24708, 3위 일본 6754건이었다. 그렇지만 특허영향력지수(CPI·Combined Patent Impact)에서는 미국이 CPI 상위 10%에 해당하는 특허에서 전체의 약 43%를 차지하여 질적으로 AI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로 분석됐다.

 

4) 기술전쟁 전망

 

위에서 확인한 대로 기초과학논문, 세계과학도시, 국제특허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대부분 추월했고, 이를 바탕으로 응용과학과 응용기술 전반에서 미국 추월은 시간문제다. 2019년 기준 중국 과학기술 관련 연구원 수는 세계 최다인 2109천에 달하고(닛케이분석), 초특급규모 시장이(인구14·중산층4·1인당GDP1.2$) 기술발전의 토대가 되고, 당과 국가의 심모원려 규획력과 뛰어난 집행력 등이 추동력이 되어, 앞으로 미국과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디지털시대 기술전쟁은 데이터가 결정적 요인인바 중국의 대도시 주민 약 80%이상, 중소도시 주민 소비액 90% 이상이 모바일 폰 결제를 하여,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9억 명의 데이터는 미국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터전은 항조오우 아시아올림픽 취재기자의 말처럼 지갑·신분증·열쇄 등 불필요하고 단지 얼굴·지문으로 대체되는 데서도 본격적으로 생활화하고 있는 듯하다.

 

11. ·미 전략경쟁의 역사 갈림길에 술 취한 조타수

 

·미 전략경쟁의 역사 갈림길에서, 장기적으로는 곧, ·미 세력교체 완결기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최적기를 맞을 것이다. 왜냐면 분단전쟁·냉전적대체제를 만들고, 강제강화하고, 끊임없이 재생산해 온 주범인 미국이 그 패권을 상실해 한반도에 대한 구조적 제약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늘날의 한반도와 같이 세력교체기라는 이행기의 전쟁위기 속으로 내몰릴 것이다.

 

이는 패권국 미국이 세력교체기를 맞아 우아한 퇴조를 수용하기보다, ·우 무력충돌을 유도하고 팔레스타인 학살에 노골적인 뒷배 역을 하듯, 판세를 되짚기 위해 발악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미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은 지구촌 종말을 의미하기에 그 변방인 한반도가 대리 전쟁터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는 세계에서 군사밀집도가 가장 높고, 미군이 한국군과 연합전쟁연습을 가장 많이 해왔고, 오키나와 등 최강의 미군기지가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는 일본이 후방기지로 있고, 해외미군기지 중 최대인 평택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무려 약 3만의 주한미군이 배치돼 있고, 전시작전통제권마저 미국이 73년 간 장악하고 있고, 그래서 세계6위라는 한국군을 통솔할 수 있고, 줄곧 악마화한 북조선이 대상이고, 거짓이름이지만 유엔사 등 거짓명분으로 전쟁연합국 구성이 쉽고, 확장억제를 빌미로 미국의 전략자산이 수시로 출동해 왔고, 등등으로 미국이 가장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지역적 대상이다.

 

단지 이북의 핵무장과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투발수단을 갖고 있어 전쟁억지력을 일정 정도 행사할 수 있어 그나마 안전판이 어느 정도는 조성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미국의 구조적 제약과 전쟁위험성에 대해 우리는 어떠했는가? 1991년 탈냉전의 시점에서 노태우정권은 북방정책을 통한 한·중 수교, ·소 관계개선,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 정책으로 기존의 구조적 제약이 약해진 틈바구니를 잘 활용하였다. 그러나 결국 한반도의 탈냉전은 무소불위가 된 부시미국에 의해 중단 당했다. 1992년 연초 미8군 방문이란 비공식방한을 통해 청와대를 방문한 부시는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과 남북정상회담 추진 불가라는 명령을 내렸다. 구조적 제약에 난파당하고 말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정권은 6·15공동선언이라는 민족의 대서사시를 창출하고 평화밑바탕을 수놓았다. 그렇지만 그 후속조치는 미국 단극지배질서에 의해 제대로 피어나지 못했다. 그 명맥을 이어받아 노무현정권은 10·4평화번영선언을 일구긴 했지만 선언에 그치고 말았다. 오히려 우회로를 통해 일찍부터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해 한반도의 자주적 행보를 시동했다. 내외의 저항에 부딪쳐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나라 밖 자주행보의 서막을 열었다. 이의 바탕에는 노대통령의 말처럼 한국이 단군이후최대의 경제적 번영을 누린 점이(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작동하였다.

 

이명박정권은 이를 이어받기는커녕 전략경쟁의 본격적 출발인 2010년에 일어난 또는 누군가에 의해 일으켜진 천안함사건을 계기로, 자발적이든 강요되었든, 오바마의 아·태재균형전략의 2011년 공식적 출범을 촉진시켰다.6) 박근혜정권은 성주의 사드배치를 덥석 받아 미국의 대 중국 MD체제에 편입되는 길을 열어줬고, 미국의 강요로 한·일 관계를 개악시켜 한··일 군사동맹의 터전을 닦아줬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물려받은 문재인정권은 균형외교와 전략적 모호성으로 한··일 군사동맹 진전을 가로막고 중·미 전략경쟁에 거리를 두어 독자성을 세워나갔고, 한반도의 급박한 전쟁위기를 잠재워 나갔다.

 

그러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은 역사와 민족사의 발길을 완전히 거꾸로 돌리는 반역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출범한지 11일 만에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2022.5.21) 미국이 제시한 노선도를 그대로 따르다보니 한국외교는 사라지고 한국판 미국외교가 자리를 채웠다. 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한·미동맹의 적용대상을 한반도에서 중국을 주목표로 한 전()지구적(글로발)동맹 및 전략동맹으로, 미국의 ()냉전구도에 완전 편입하는 가치동맹으로, 군사동맹을 넘어서서 경제·기술·우주탐사를 포함한 포괄동맹 등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는 외교행보를 위해선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심모원려의 연구 및 검토와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만 윤 정권은 내각 구성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제시한 각본을 그대로 복창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질적인 외교행보는 이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실행하는 차원이다. 켐프 데이비드에서 매듭지은 한··일 군사동맹, 9·19남북군사합의파기,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 상설협의체구성, 힘에 기초한 평화, 사상유례가 없이 빈번하고 미국·일본·영국·호주 등과 함께 하는 연합전쟁연습, 우크라이나 전쟁지원, 대만문제나 남중국해 등 노골적인 대중(對中) 내정개입 발언, 아시아판 나토(NATO) 끌어들이기, 대중 탈동조화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앞장서기, 반도체·전기차 등 한국생산기지 미국이전, 대일(對日) 탈역사문제화 등등이다.

 

더구나 이러한 반역사·반자주·친미친일극단적사대주의·전쟁친화의 전략과 정책을 미국과 윤석열은 글로벌 중추(中樞)국가’ (Global Hub Country) 구상으로 겉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통일 훼손전략, 동북아평화 교란전략, 미국과의 외교·군사 일체화, 나쁜 호랑이인 미국을 위해 기꺼이 창귀 짓을 자행하는(甘为虎伥) 짓거리로는 전 세계 중추국가는커녕 미국의 아·태전략 창귀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윤석열의 행보는 필자가 제시하고 있는 인류의 메타가치인 평화생명권 등을 전적으로 짓밟는 고주망태로 술 취한 아니 술 중독자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러한 중독자는 당연히 격리대상이고 입원대상이지 중·미 전략경쟁 속의 한반도 조타수가 될 수는 없다. 우리의 민족사가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

 

 

주석)

 

1) 2023121일 현재 연방부채 28.9$GDP대비 138.2% 1위인 일본의 266.2%에 이어 세계6위를 차지한다. https://commodity.com/data/usa/debt-clock/

 

2) 미국은 1980년 이래 연 평균 6,800$씩 약탈해 2022년까지 누계 29$를 약탈했다는 주장도 있다. 罗思义警惕美国的寄生性资本积累模式 (미국의 기생성 자본축적 방식을 경계하자) <통일뉴스> 2023.10.27. (출처: 환구시보 2023.10.16.)

 

3) 126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헌장 99조에 근거해 52년 만에 요청한 팔레스타인 전쟁의 휴전 요청을 미국이 안보리에서 유일하게 거절한 데서도 미국의 유엔과 국제법 유린의 진면목이 재확인된다.

 

4) “중국의 에너지 혁명할 결심사막에 숨은 거대 태양광 단지”(한겨레 2023.11.29)

 

5) 샤광, “중국의 생태문명건설 새로운 단계 진입” <통일뉴스> 2023.07.28. 출처: “中国生态文明建设进入新阶段”(인민일보 2023.7.21)

 

6) 천안함사건을 계기로 안보이슈가 급등장하여 일본의 동아시아 중심주의를 기조로 한 하토야마정권이 무너져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사라졌다. 이로써 미국의 대 중국 포위봉쇄 전략기지로 오키나와를 계속 활용할 수 있어 오바마의 아·태재균형전략이 탄력을 받아 공식 출범할 수 있었다.

 

* 이 글은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시국논평 16]으로 20231225일 발표한 글입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