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기도

2024년 2월 셋째 주일(사순절1) 목회기도

by 가을하늘 posted Feb 21, 2024 Views 17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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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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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셋째 주일(사순절1) 목회기도

 

하느님,

설이 지나고, 어느새 봄기운이 우리를 감싸는 2월 셋째 주, 향린의 식구들이 당신을 예배하기 위해 예배당과 온라인에 모였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한 예배를 기쁘게 받아주옵소서

사순절 첫째 주일, 고난당하신 예수, 광야에서 공생애를 준비하신 예수를 생각합니다.

이상 기온으로 턱없이 오른 사과, 배, 감귤 값에 불평하면서도 기후 정의를 위한 우리 자신의 삶과 사회의 변화를 위해 절박하게 노력하지 못했습니다.

세계적인 무기수출국이 되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일조하는 남과 북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가정과 일터, 우리 사회 안에서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를 민감하게 세우지 못하고, 나이와 성별, 부모와 자녀, 선후배, 친지 등 관계에 존재하는 소소한 권력을 누렸습니다.

이 시간 저희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사순절 기간이 저희 신앙을 바닥부터 살펴보는 시간 되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특히 작년 2월, 임보라 목사님을 주님 곁으로 보내고, 우리 자신을 많이 성찰하게 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2013년 1월, ‘섬돌향린교회 세움과 나눔 예배’를 드리면서 임 목사님과 60여 교우를 껴안고 눈물 흘리며 떠나보냈는데, 그 뒤 10년, 극우 기독교 세력에 공격당할 때, 우리가 분가했던 처음 마음 그대로 임 목사님과 섬돌향린을 살피고 연대했던가, 참회합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고 고백하는 우리 기독인들은 존엄한 인간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반한다고 믿습니다. 임 목사님을 떠나 보낸 지 1년, 이제 작은 몇 교회, 한두 분의 목사님이 외롭게 공격당하지 않게 우리 향린교회가 손잡고 나서고, 힘들 때 기댈 언덕이 될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창세기 본문 노아에게 야훼 하느님의 약속과 희망의 징표였던 무지개가 이 시대에 다양성과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희망의 징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

어제는 향린공동체 교회들이, 인간이 거대한 자연을 망가뜨리려 했지만, 당신이 포기하지 않으신 새만금에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창립 70주년 사업의 하나로 향린공동체가 ‘생태정의선언’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이미 나온 많은 선언에 선언 하나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우리 자신과 교회의 삶이 바뀌고, 우리 사회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향린을 이끌어 주옵소서. 

하느님, 

오늘은 ‘교회 건축 결산안’과 ‘매각대금 잔여금 사용’에 관한 공동의회를 엽니다. 출석 인원이 계속 줄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제 10년 전에 비해 정회원 수는 60%에 불과하고, 그중 청년들의 회원 수는 1/3로 줄었습니다. 이렇게 내리막길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예배당만 건축해서는 텅 빈 예배당에 만성적인 재정적자만 후배들에게 남겨줄 수 있다는 절박감으로 미래선교사업을 준비한 지 벌써 4년이 됐습니다. 여러 교우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많은 발제와 치열한 토론, 설명회, 시범사업을 거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공동의회에서 교우들의 지혜를 모아 우리 향린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희망의 하느님, 

2024년에는 우리 자신이 새로워지도록 인도하옵소서. 우리가 넓은 품으로 매주 주위 교우들을 서로 챙기고 위로하며 힘을 주고, 아직 교회가 낯선 교우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문안하며, 많은 교우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맡아 몇 명의 헌신이 아니라 다수 교우의 참여로 하느님이 원하시는 향린의 목회와 선교가 이뤄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위로의 하느님,

여러가지 이유로 예배에 함께하지 못한 교우들을 위로해 주시고, 같은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예배를 준비하는 손길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회를 위해 일하는 교우들, 평일에도 선교현장에 함께하는 교우들께 평화의 복으로 채워주옵소서. 

이 시간 찬송과 기도, 하늘뜻펴기, 모든 순서 순서를 통해 한없는 위로와 결단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제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엽니다. 말씀 하소서.

삶을 통해 우리가 갈 길을 보여주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