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관리자 posted Dec 01, 2024 Views 1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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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전집 6. 시집 수평선 너머, 19쪽, 1988년 2월 20일 제4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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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린목회를 시작하며 맞는 첫 월요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