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임에 맞서는 여성들

by phobbi posted Dec 21, 2024 Views 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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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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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21.

 

그 왕이 자기 백성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 곧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수도 많고, 힘도 강하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신중히 대처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의 수가 더욱 불어날 것이고, 또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날에는, 그들이 우리의 원수들과 합세하여 우리를 치고, 이 땅에서 떠나갈 것이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부리는 공사 감독관을 두어서, 강제노동으로 그들을 억압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은, 바로가 곡식을 저장하는 성읍 곧 비돔과 라암셋을 건설하는 일에 끌려 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억압을 받을수록 그 수가 더욱 불어나고, 자손이 번성하였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몹시 싫어하였고, 그들을 더욱 혹독하게 부렸다.

 

한편 이집트 왕은 십브라와 부아라고 하는 히브리 산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는 히브리 여인이 아이 낳는 것을 도와줄 때에, 잘 살펴서, 낳은 아기가 아들이거든 죽이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 그러나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이집트 왕이 그들에게 명령한 대로 하지 않고, 남자 아이들을 살려 두었다. 이집트 왕이 산파들을 불러들여, 그들을 꾸짖었다. “어찌하여 일을 이렇게 하였느냐? 어찌하여 남자 아이들을 살려 두었느냐?” 산파들이 바로에게 대답하였다. “히브리 여인들은 이집트 여인들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운이 좋아서,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도 전에 아기를 낳아 버립니다.”

 

새번역 성경 출애굽기 1:9-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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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백성의 번창이 두려웠던 이집트 왕은 고된 노동을 부과하는 억압정책을 통해 이중의 효과를 노린다. 이민족 인구증가를 막으면서 동시에 자신들에게 필요한 성읍의 건축을 완성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애굽 왕의 간계는 먹혀들지 않는다. 애굽의 도전은 히브리 백성의 응전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강제노역으로 히브리 백성의 번창을 막으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곧 바로 학살을 도모한다. 그런데 이 학살 기획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애굽 왕의 명령을 막는 것은 놀랍게 산파들이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은 여러 면에서 서로 대치가 된다. 애굽 왕은 대제국의 왕이요, 신으로 받들어지는 자요, 자유인이고 남성이다. 반면에 산파들은 하층민을 상징하는 히브리인이요, 부림을 당하는 자요, 노예이고 여성이다. 한쪽은 절대강자이며 다른 한쪽은 절대약자이다.

 

생명을 죽이려는 자와 생명을 살리려는 자의 싸움이다. 눈에 보이는 절대 권력자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하나님을 더 경외하는 두 여인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건다. 그래서 성서의 저자는 애굽 왕의 이름은 쓰지 않지만, 이 여성들은 십브라부아였다고 명시하여 기억하게 한다.

 

출애굽의 역사에서 우리는 흔히 모세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은 전부 여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출애굽의 놀라운 사역은 생명을 살리는 산파들, 모세의 엄마 요게벳과 누이 미리암, 이집트의 공주로부터 시작해, 미리암의 노래로 끝이 난다(15:19-21). 모든 생명의 어머니인 하와의 생명 살림 전통이 지속되는 것이고, 오늘날 모든 인류가 배워야 할 것이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도 권력을 잡은 남성들이 자기 자리가 위태롭게 되자 두려움에 빠져 학살극을 벌이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광장은 응원봉을 든 용기 있는 젊은 여성들로 가득하다. 지혜와 기지로 가득한 생명 살림의 저항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 향린 목회 48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