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1. 13.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여 말했다. “정치는 올바른 것이다. 그대가 올바름으로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올바르지 않겠는가?”(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論語』, 「顔淵」 17)
“백성들에게 올바른 지도자가 없어 천하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시킬 수 없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세상에서 어진 품성과 창조적 지식, 지혜로운 판단력을 지닌 사람을 선택하여 천자로 세워 천하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하는 일에 종사하도록 하였다. 천자를 세웠어도 오직 그의 귀와 눈이 실제를 보고 듣는 데 한계가 있어서 홀로 천하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천하에서 뽑아 올린 어진 품성과 창조적 지식, 지혜로운 판단력을 지닌 사람들 중에서 선택하여 삼공(三公)의 자리에 앉혀 함께 천하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하는 일에 종사하게 한다. 천자와 삼공이 이미 자리에 앉았으나 천하는 넓고 커서 산림 속이나 먼 고장에 있는 백성들까지도 하나로 통일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천하를 여러 개로 나누어 여러 제후의 임금들을 두어 그 나라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하는 일에 종사하게 한다. 제후들이 이미 섰으나 또 그들의 이목이 실제를 듣고 보는 데에 한계가 있으므로 그 나라의 현명한 사람들을 골라서 공, 경, 대부의 자리에 앉히고 멀리는 향리에 이르기까지도 지도자를 두어, 그들과 함께 그 나라의 올바름을 하나로 통일하는 일에 종사케 한다.” (明乎民之無正長. 以一同天下之義. 而天下亂也. 是故選擇天下賢良聖知辯慧之人. 立以爲天子. 使從事乎一同天下之義. 天子旣以立矣. 以爲唯其耳目之請. 不能獨一同天下之義. 是故選擇天下贊閱賢良聖知辯慧之人. 置以爲三公. 與從事乎一同天下之義. 天子三公旣已立矣. 以爲天下博大. 山林遠土之民. 不可得而一也. 是故靡分天下. 設以爲萬諸侯國君. 使從事乎一同其國之義. 國君旣已立矣, 又以爲唯其耳目之請. 不能一同其國之義. 是故擇其國之賢者. 置以爲左右將軍大夫. 以遠至乎鄕里之長. 與從是乎一同其國之義. 『墨子』 「尙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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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있던 시절에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 공자와 묵자가 말한 내용이다.
공자는 왕의 솔선수범을 강조하고,
묵자는 왕이 홀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에 더 잘게 쪼개어
천자(天子), 제후(諸侯), 공(公), 경(卿), 대부(大夫), 사(士), 서민(庶民)에 이르기까지
정의를 실천하는 방법을 도모한다.
오늘날은 민주주의 사회이고,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명백히 규정한 시대다.
그럼에도 각 분야에 직책을 두고 앞서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올바른 정치는 좋은 사회를 위한 필수조건이고,
힘을 쥐고 있는 자의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도덕성을 천자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고루 갖춰야 한다.
묵자는 지도자가 갖출 덕목으로
어진 품성(賢良),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지식(聖知), 지혜로운 판단(辯慧)을 말한다.
민주주의의 성패도 여기에 달렸다.
내란을 일으킨 반혁명 세력과 민주를 세우는 혁명 세력의 싸움에서는
결국 도덕성과 정의를 누가 쟁취하느냐,
그리고 정당성을 가진 힘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정치(政治)라는 한자어는 바로 이것을 잘 나타낸다.
정(政)은 올바름(正)과 몽둥이로 때림(攵)의 합성이다.
즉 정치는 정당성을 획득한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모든 구성원이 골고루 정당성 있는 힘을 가질 때가 되었다.
- 향린 목회 7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