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1. 29.
스스로 자유를 향한 탐색을 하고 오랜 기간 전문 임상심리학자로 경험을 쌓은 결과 나는 고통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희생자 의식은 선택적이다. 희생되는 것(Victimization)과 희생자 의식(Victimhood)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는 모두 삶의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희생될 수 있다. 어떤 시점에 우리는 어떤 종류의 고통이나 재앙, 학대를 겪을 것이다. 우리가 통제권을 거의 혹은 전혀 가지지 못하는 상황이나 사람이나 제도에 의해 말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이것은 ‘희생되는 것’의 예이다. 이것은 외부로부터 발생한다. 이웃의 괴롭힘, 분노하는 상사, 폭력을 행사하는 배우자, 바람을 피우는 연인, 차별적인 법률, 뜻밖의 사고 등이 이런 경우이다.
이에 반해, 희생자 의식은 내면으로부터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된 사실에 집착하기로 선택할 때 희생자가 된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을 키운다. 완고하고, 남을 탓하고, 비관적이고, 과거에 갇혀 있고, 용서하지 않으려 하고, 가혹하고, 건강한 한계나 경계가 없는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이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에 갇히기로 선택할 때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스스로 간수가 된다.
나는 한 가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싶다. 내가 희생자와 생존자에 관해 이야기할 때, 나는 희생자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중 너무 많은 사람이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 나는 폭력과 파괴에 강제로 내몰린 모든 곳의 모든 사람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 내 삶의 목적은 인생의 온갖 고난에 맞닥뜨린 사람들이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나는 고통에는 높낮이가 없다는 사실 또한 짚고 넘어가고 싶다. 어떠한 것도 내 고통을 상대의 고통보다 더 나쁘거나 더 좋게 만들지 않는다. 한 사람의 슬픔을 다른 사람의 슬픔과 비교하여 상대적 중요도를 표시할 수 있는 그래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 나는 당신이 내 이야기를 읽고서 “내 고통은 덜 중요해요”라고 말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당신이 내 이야기를읽고 “그녀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기를 바란다.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안진희 옮김,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2021. 6. 22.) 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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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되었으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히지 않았던 성경의 대표적 인물은 요셉이다.
그는 자기 인생의 상당 기간을 자기 뜻대로 살지 못했다.
아버지의 편애로 형제들의 미움을 받았고,
꾼 꿈을 이야기했다가 그 미움이 더 커지고,
자신을 아끼던 아버지께 꾸지람까지 당한다.
이후 낯선 나라에 팔리는 신세가 되어,
보디발의 종이 되고,
또 모함에 빠져 감옥에까지 가게 된다.
훗날 총리가 된 요셉은
그의 형제들을 만났을 때, 이렇게 고백했다.
“형님들이 나를 이곳에 팔아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 땅에 흉년이 든 지 이태가 됩니다. 앞으로도 다섯 해 동안은 밭을 갈지도 못하고 거두지도 못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려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 바로의 온 집안의 최고의 어른이 되게 하시고,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창세기 45:5b-8)
요셉은 당하는 삶 속에서도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길을 선택하는 자로 살아냈다.
요셉에게서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진짜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 향린 목회 87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