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2. 01.
합리적인 생각을 할 줄 알고 또 좋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으로 족히 소문날만은 하지만 대중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다. 헌데 참으로 뛰어난 인재를 발굴할 줄 알고 나와 다른 세계의 경험까지 구현할 줄 아는 사람은 대중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아직도 백성을 변화시키는 힘은 가지고 있질 못하다. 군자로서 기필코 백성을 교화시키고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배움을 통하지 아니하고서는 불가능한 것이다.(發廬憲, 求善良, 足以謏聞, 不足以動衆; 就賢體遠, 足以動衆, 未足以化民. 君子如欲化民成俗, 其必由學乎! 『禮記』, 「學記」)
도올 김용옥 엮음, <삼국통일과 한국통일> 上卷(통나무, 1994. 3. 23.)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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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탐욕(貪慾) · 진에(瞋恚) · 우치(愚癡) - 줄여서 탐(貪) · 진(瞋) · 치(癡)- 가 모든 고통의 뿌리가 되는 세 가지 독(삼독, 三毒)이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 독을 없애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배움(삼학, 三學)이 필요한데, 계(戒) · 정(定) · 혜(慧)이다. 계율(戒律)로써 탐욕을 다스리고, 선정(禪定)으로써 진에를 다스리며, 지혜(智慧)로써 어리석음을 다스린다.
자기애적 집착과 탐욕에 사로잡히는 것, 감정에 휘둘려 화를 참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음 또한 큰 고통을 불러온다. 특히 오늘날처럼 복잡한 사회를 헤쳐 나가려면 배움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복잡한 사안을 단순하게 풀려고 할 때, 더 꼬이게 된다.
현대에 들어서서 인류가 새롭게 직면하게 된 ‘금융자본’과 ‘가상공간’은 인류에게 큰 고통의 수렁을 만들고 있다. 돈으로 돈을 버는 일이 생기면서 실로 많은 사람이 가치의 혼란을 겪는다. 노동의 보람과 거룩함을 상실하고, 단번에 횡재하려는 헛된 생각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든다. 가상공간의 대화는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들게 만든다. 돈과 가상공간이 이중삼중으로 포개지고 얽힌 세상에서 일종의 잔머리, 즉 도구적 이성에만 매달리는 공부도 횡행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사람 사이에서 인간답게 사는 법을 점점 잃어버리고, 불안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더 깊은 우울감으로 빠져들며, 생기 넘치는 삶이 점점 소진되면서 좀비가 되고 있다.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 과연 어떤 배움이 필요한 것인가?
- 향린 목회 9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