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진리가 우리를 비추도록

by phobbi posted Feb 25, 2025 Views 2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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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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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2. 25.

 

나는 약 50년 전 일어난 한 사건에서 이에 관한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당시 나는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 입학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해를 보내고 있었다. 예배 담당위원회는 당대 가장 인기 많고 새롭고 젊은 복음주의 전도자를 설교자로 제임스 예배당에 초대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이었다. 노년에는 모두가 존경하는 모습을 갖게 되었지만(이는 매우 드문 일이다), 당시 그는 혈기 왕성한 보수적 복음주의자였다. 유니온 신학교에서 진행하는 예배의 설교를 맡으며 그는 아마도 자신이 북미권에서 자유주의 신학의 온상으로 평판이 자자한 곳, 사자 굴에 들어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의 신앙을 방어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한 채 설교하던 중 그는 옆에 있던 성서를 들고 외쳤다.

 

저는 진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성경에서 말이죠!”

 

신학 초년생이었지만 나는 그 말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바로 그 진리를 갖게 되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당시 맥락에서 이 말은 다음을 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신들은 그렇지 않지. 이 무지몽매한 자유주의자들아!’

 

나는 혼자 생각했다.

 

하지만 빌리, 진리는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그것을 갖고 있다고 감히 주장할 수 없습니다.’

 

진리는 함부로 입에 올릴 수도, 높이 추어올릴 수도 없으며, 다른 이를 쳐부수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우리는 진리를 소유할 수 없다. 오히려, 하느님의 진리가 우리를 소유하기를 바란다.(친애하는 빌리, 우리는 오직 진리를 들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진리의 빛이 매일 우리 삶의 길을 비추기를 바랄 뿐이지요)

 

더글라스 존 홀 지음/이민희 옮김, <그리스도교를 다시 묻다>(비아, 2020. 7. 30.), 1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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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진리(眞理)를 소유할 수 없다.

진리는 추구할 수만 있다.

이미 얻었다고 말하는 순간 진리가 아니다.

그건 일리(一理)일 뿐이다.

 

나의 일리와 남의 일리와 만나서

각자의 일리를 계속 수정하면서 진리를 추구해 볼 뿐이다.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리(一理)가 무리(無理)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극우 개신교를 보면,

진리(眞理)를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무리(無理)를 일으키는 형상이다.

 

하느님의 진리가 우리를 비추도록,

진리를 가리키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늘 겸손하게 마음을 열고 귀를 열어야 한다.

 

 

 

 

 

- 향린 목회 114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