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비치는 고운 햇살이 따사롭게 맴도는 3월 셋째 주, 사순절 둘째 주일
향린의 지체들 모두 모여 예배드릴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암탉이 제 새끼들을 날개아래 품어 보호하듯
당신께서는 끊임없이 생명의 길을 알려주시건만
바쁜 일상으로 인해 탁해진 우리의 마음이
이천년 전 바리새인처럼 당신을 거부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봅니다.
생명의 하느님!
지난 주 살짝 내린 예쁜 봄비에
길모퉁이 마른 나무 가지 새순이 빼꼼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욕망과 자만으로 헝클어진 자연의 질서 속에서
아직도 하느님 당신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하신 당신의 말씀처럼
자연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보살피며
하느님의 피조물로 함께 살아나가려는 행동을 통해
진정 생명을 북돋고 키우는 봄을 맞이할 수 있게 하옵소서!
평화의 하느님!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해가 뜨기 전의 어둠이요, 봄이 오기 전의 추위인가요?
아니면 아직도 한밤중, 끝 모를 터널의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 것인가요?
한 민족의 분단과 고통을 제국 유지의 자양분으로 삼는 악의 세력과
자기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결과를 내지 않은 미국 지도자의 오만을
북미 정상의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은 공고한 체제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고
새로운 성령의 역사가 불현 듯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나는 내 길을 가야겠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좀 더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어 가는 길에 우리 모두 참여하게 하옵소서!
사랑이신 하느님!
지난 주, 청년 주일 예배에서
젊은이들의 다양한 고민과 고백, 생각과 다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성장과 소득 양극화로 인한 경제 침체기에 태어나서 죄송한
설 자리, 일자리, 살 자리, 놀 자리를 위한 과도한 경쟁에 지친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했던 시대의 어둠을 지고 있는 동시대인, 청년
이들의 아픔은 우리 사회 전반이 겪는, 겪을 사건의 예표이며
미래가 공백으로 남겨진 상태, 미래를 상실했음을 알리는 지표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짓누르는 구조적 악의 힘에 저항하여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생명 살림의 힘. 사랑!
우리의 약함 위에 당신께서 주시는 믿음으로 온전케 하시는 사랑!
사랑의 힘을 믿는 우리 젊은이들을 축복하여 주시고
당신의 길을 찾아 나설 때 온전히 인도하여 주옵소서!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
지난 금요일 사랑하는 장충협 장로님께서
당신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겸손히 주를 섬길 때' 찬송을 즐겨 부르시던,
그때의 따뜻한 음성과 미소를 기억합니다.
이제 영원속에서 하느님과 함께 평안을 누리소서!
슬픔에 잠긴 가족들과
신앙의 동지를 그리워하는 교우들을 위로하여 주소서!
봄날의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이 자리에 나올 수 없는 병상의 교우들과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가득 채워주시고
군 복무와 해외에 유학중인 교우들에게 굳건히 설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성가대와 예향의 아름다운 찬양을 기쁘게 받으시고
교육부 교사, 식당, 주차장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시는 향린의 귀한 손길들
주님 기억하여 주소서!
오늘 김희헌 목사님의 하늘 뜻 말씀을 통해
닫힌 마음 열고 결단하는 귀한 시간 되게 하소서.
이제 고요함 중에 은밀히 말씀하시는
당신의 음성을 듣겠습니다.
말씀하소서.
생명 평화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