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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치료의 개별적 차별화

by phobbi posted Mar 10, 2025 Views 1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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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3-10

2025. 03. 10.

 

다른 저서들에서뿐 아니라, 나는 강연이나 연수를 시작하면서 아래와 같은 마치 하나 선언과도 같은 말을 덧붙이는 것이 이제는 나만의 전통이 되었다.

 

, ‘이 책에서 토론하고 제안하는 모든 정보와 개입은 이론, 가설, 그리고 추측에 근거한다.’는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말해, 트라우마 영역의 모든 것이 이론이고 추측이라는 말과도 같다. ‘확고한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심리학의 모든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과학과 의학의 다수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신념이란 것은 새로운 정보가 발견되고 소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늘 변하게 마련인 것이다. 언젠가 내 주치의는 나에게 의학계에서는 오늘의 복음이 내일의 이단입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날 우리는 치료와 약물 사용이 도입되고 철회될 때마다 그러한 증거를 빈번히 보게 된다.

 

트라우마 치유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가정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 가장 좋은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은 각 개인의 개별적 필요에 맞춰 재단이 된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에는 반드시 씹어야한다는 말을 한다. 이것은 만일 새롭게 접한 그 이 좋지 않다면 즉시 뱉어 버리고, 반대로 맛이 괜찮다면 조금 삼킨 후에 어떻게 소화되든지 지켜봐야지, 한꺼번에 그 전체를 삼켜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나는 독자들이 내가 주장한 모든 것을 삼키기를절대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으며 그런 것이 건강한 방법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또한 이 책에서 제공하는 것을 맛보고 편안하게 소화시킨 다음, 이치에 맞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독자들이 흡수하기를 바란다.

 

바베트 로스차일드 지음/노경선 옮김, <트라우마 탈출 8가지 열쇠>(NUN, 2011. 12. 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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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탈출에 대해서 매우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책의 일러두기 중 한 부분이다.

이 분의 강연 자세나 연구 방법,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 나와 잘 들어맞는다.

철학자에 비유하자면 파르메니데스가 아니라 헤라클레이토스인 것이다.

 

신념이란 것은 새로운 정보가 발견되고 소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늘 변하게 마련인 것이다.”

 

이 문장이 참 좋다.

 

신념을 고수하는 이들 중에는 새로운 정보를 공부하지 않고,

공부했어도 겉핥기로 하기에 소화시키지 못하면서

그저 해 오던 대로 하는 인습에만 머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신념으로 안다.

 

자기 신념의 노예가 된 사람은 대체로

새로운 것을 먹어 보지도 않고,

입에 넣고 제대로 씹지도 않으며,

씹어 넘긴 것을 삭히고 소화 시키는 법이 없다.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은 그냥 우기기다.

 

“‘확고한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주의 깊게 새겨야 한다.

자연과학에서도 이렇다면 인문학은 말할 것도 없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세상에 뒤처지는 것도

소박실재론적 사유나 맹목적이고 문자적인 믿음 정도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별적 고유성, 시공간의 차이, 변하는 세월, 관계의 복잡함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도무지 해석할 줄 모른다.

실타래처럼 얽힌 일리들의 다양성을 애써 무시하고,

진리를 고수한다면서 점점 무리를 일으키는 자들이 되어 간다.

 

- 향린 목회 12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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