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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여백의 시간

by phobbi posted Feb 19, 2025 Views 1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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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2-19

2025. 02. 19.

 

내가 대학에 들어가 교양과목인 자연과학개론의 첫 수업에 출석했을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출석을 부른 다음 교수는 나는 지금 자네들의 출석을 불렀네. 이제 수업에 나오지 않아도 되네. 1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서 생각하고 오도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인생에 그런 시간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책을 읽어도 좋고, 혼자서 끙끙거리며 고민을 하는 것도 좋고, 이런 시간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기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거나,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거나,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자기와 세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이때 실무적인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삼아 모든 일을 담백하게 넘기는 사람은 그런 일을 진지하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야. 시간 낭비지. 그런 것 따위는 의미가 없어라고 말을 하겠지요. 그러나 그런 식으로 살게 되면 아마도 마지막에는 큰 고독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강상중 지음/이경덕 옮김, <고민하는 힘>(사계절, 2009. 4. 15.) 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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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장자(莊子)의 첫 편은 소요유(逍遙遊)이다.

나는 이 편명을 어슬렁거리며 거닐기라고 번역한다.

어슬렁거리며 거닐기” “때로 그냥 살기등은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어슬렁거리면서 답이 없는 물음을 물으며,

삶의 본질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끝까지 파고들어 보는 것!

무엇을 이루고자 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평생 청춘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 향린 목회 10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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