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7.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창세기 1:1
===================
창세기의 첫 구절은 우리를 신비(神祕)의 세계로 인도한다.
우리는 태초를 알 수 없다. 시간이 시작된 그 순간의 하늘과 땅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며, 하나님도 우리에게는 영원한 비밀이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모든 사물들이 원래부터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무(無)로부터의 창조를 이해할 수 없었듯이, 우리는 창조의 순간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그래서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말할 수 없지만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신앙의 언어다.
알 수 없어도, 아니 알 수 없기에 터져 나와야 하는 것!
터져 나오지 않고는 못견디는 것!
매번 피어나지만 모름으로 가득한 곳, 거기가 바로 하나님 자리이다.
창세기 1장 1절에서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야만 했던 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듣는다.
“하늘과 땅, 존재하는 것들의 터전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은 인간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든 존재들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인간이 태어날 때 모든 것이 이미 존재했다.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선물로 얻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아니 인간이 바로 자연만물로부터 탄생했다. 그러니 늘 감사해야 한다!”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고 얻어 쓰는 것들이기에 늘 조심히 다뤄야 한다. 모든 것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공짜로 얻었으니 조건 없이 줄 줄도 알아야 한다.”
창조 신앙은 신비이며, 감사의 터전이며, 끊임 없는 존재 물음이며, 가야할 길을 지시하는 윤리의 나침반이다.
- 향린 목회 24일차